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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이영욱] 선남골프장, '불씨를 불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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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사회2부 기자
이영욱 사회2부 기자

사드 배치로 성주군 유일의 롯데골프장이 사라진 뒤, '골프 없는 성주'는 레저 인프라의 공백을 떠안고 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선남면에 18홀 규모의 선남골프장이 추진됐으나 사유지 매입 난항과 소송 등으로 발목을 잡혔다. 최근 북측 9홀 부지를 환원(계획관리→농림지역)하는 변경안이 열람 공고되며, 당초 18홀에서 남측 중심 9홀로의 축소가 가시화됐다. 논란은 있지만, 이 지점이 '실행의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선남골프장은 군유지·사유지 등 110만여㎡에 18홀을 조성하는 구상이었다. 2020년 군과 민간이 협약을 맺고 2024년 완공을 내다봤지만, 사유지 확보의 어려움과 법정 다툼으로 일정이 흔들렸다. 군은 결국 북측 부지를 환원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18홀→9홀)을 공개했다. 이제 중요한 건 '전부 아니면 전무'가 아니라 '가능한 것부터 책임 있게' 추진하는 일이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부지 환원 과정의 형평성 논란, 민간사업자 선정 불투명성 등은 분명한 과제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영구 중단'의 사유가 되어선 안 된다. 행정은 과오를 바로잡고 구조를 정비해 재출발하면 된다. 핵심은 '공유지 중심 단계별 조성'이다. 군유지를 축으로 9홀을 먼저 열고, 성과와 주민 수용성, 환경 영향을 데이터로 증명해 나가야 한다.

경제적 효과는 충분하다. 9홀만으로도 주말 체류와 소비를 촉발할 수 있다. 이미 성주는 파크골프 인프라와 수요로 가능성을 보여 줬다. 낙동강 변 파크골프장은 전국대회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고, 선남파크골프장도 인기가 높다. '골프형 레저'는 성주에서 검증된 콘텐츠다. 파크골프–퍼블릭 9홀–숙박·체험–성주참외 직거래로 이어지는 체류 동선을 설계하면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농업과 관광의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첫째, 행정·의회·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두고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자. 둘째, 주민 상생 패키지를 통해 교통·소음·경관 문제를 보완하고 지역민 고용과 할인, 지역 식자재 사용을 제도화하자. 셋째, 재무구조는 단계별 성과 연동형 투자로 전환해 '또 멈추는 사태'를 방지하자. 넷째, 성주참외와 연계한 브랜드 전략으로 '골프=외지 소비'라는 편견을 '골프=지역 소비 확대'로 바꾸자.

환경 우려는 정면 돌파해야 한다. 친환경 코스 관리, 수목 식재, 생태 연결로 확보 등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해야 한다. 외부 기관의 정기 평가를 받으며, 농민과의 협약에 농번기 교통 안전, 농산물 우선 사용, 판촉전 개최 등을 명문화한다면 불신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법정 공방은 행정의 신뢰를 갉아먹는 가장 큰 비용이다. 사업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소모적 논쟁은 이제는 없어야 한다. 경쟁 지자체가 앞서 나가는 동안 성주만 멈춰 있을 수는 없다. '전략적 축소-신속 착공-운영 성과-단계 확장'의 고리가 지금 성주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현명한 길이다.

이제는 답을 내자. 행정은 공개와 책임으로, 의회는 감시와 촉진으로, 주민은 참여와 제안으로, 민간은 전문성과 투명성으로 자기 역할을 하자. 선남골프장은 '없던 것을 억지로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이미 존재했던 수요와 상징(사드 이전의 롯데골프장), 그리고 현재 검증 중인 파크골프의 활력을 하나의 레저 생태계로 묶는 재건 프로젝트다. 불씨가 남아 있을 때 장작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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