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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보는 고사성어]<11> '수주대토'(守株待兎),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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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국민의힘, '수주대토'로는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내용에서 수주대토는 "우연히 얻은 성과에 기대어 같은 결과가 반복되기를 기다리는 무기력, 무대책인 태도를 경계하는 이야기"임을 밝힌다.

'수주대토'(守株待兎)는, "지킬 수(守), 그루터기 주(株), 기다릴 대(待), 토끼 토(兎)"로,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라는 뜻이다. 즉 "아무런 반성과 개선 없이 과거의 행운이 현재에 다시 있기를 무작정 기다리는 어리석은 태도"를 꼬집는 고사성어이다. 유사한 표현으로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 기다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수주대토의 이야기는 『한비자』의 「오두(五蠹)」편에 나온다. 오두의 '두'는 나무속을 파먹는 좀 벌레로, 나라 안에 기생하는 벌레 같은 인간들을 비유한다. '오두'란 다섯 무리의 벌레들, 즉 국정이 어지러운 틈을 타서 혼란을 조장하는 구태의연한 학자 나부랭이나 떨거지 정치인 등을 가리킨다. 조선시대 때 철저히 배척받았던 예치(禮治)의 주창자인 순자(荀子). 그의 제자 한비(韓非). 보통 '선생 자(子)' 자를 붙여서 한비자라고 부른다. 한비는 스승 순자의 예치를 한 걸음 더 진척시켜 '법치'(法治)로 나아갔다.

「오두」편에서는 말한다. "지금 시대에 요, 순, 탕, 무의 도리를 아름답게 여기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새로운 성인에게 조소가 될 것이니, 이로써 성인은 오래된 옛것을 약속하지 않고, 항상 옳은 것만을 본받지 않으며, 세상의 일을 따지는 것에서 준비한다." 천하를 다스리는 원리에 대해 과거의 구태의연한 방식을 택하는 유가(儒家)가 '인의'(仁義)에 의한 덕치(德治)를 주장하는 부류를 비판한 다음, 어리석은 송나라 사람을 예로 든다.

"송나라 사람 중에 밭을 가는 자가 있었는데, 밭 가운데에 나무 그루터기가 있어서, 토끼가 달려오다가 그루터기에 부딪혀서는 목이 꺾여 죽었다. 이런 이유로 쟁기를 버리고선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다시 토끼를 얻기를 바랐으나 토끼를 다시 얻을 수 없었으니, 자신은 송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어서 "지금 앞선 왕의 정치로써 당대의 백성을 다스리려 함은 모두가 그루터기를 지키는 유형이다"라고 하여, 유가의 인의가 아닌 '법'으로써 다스려야 함을 강조한다.

고사에 나오는 '송(宋)' 나라 사람은 보통 '어리석음' '바보'의 대명사다. 송나라는 주 왕조가 무너뜨린 은(殷) - 상(商)으로도 부름 - 의 유민들(→商人)이 집단이주한 약소국으로, 주변국들에 시달리며 무시당하는 '씹힘'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순박했고, 자아를 잊은 채 자유롭게 살아가는 철학을 가졌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장자(莊子)이다. 송나라 사람들에겐 수주대토 외에도 알묘조장(揠苗助長,곡식의 싹을 뽑아 올려 성장을 돕는다는 뜻으로,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일을 서두르다 오히려 해를 끼치는 상황을 비유) 등등 바보 취급받는 이야기가 전한다.

한편, 수주대토 이야기에는 경제적, 환경적 배경도 들어 있다. 당시 농토의 확대로 산을 개간하는 통에 산림이 줄어드니 동물의 활동 영역도 좁아졌단다. 따라서 사냥이나 맹수들의 추격에 쫓긴 토끼가 농사짓는 밭으로 다급하게 튀어나오다 그만 철기 도구로 개간돼 삐죽삐죽하게 잘린 날카로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게 되었다는 말이다.

16세기 플랑드르의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작품 '네덜란드 속담' 가운데는 '나올 생각도 없는 알을 기다리며 닭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이처럼 세상에는 안타깝게도 김칫국부터 마시며 요행을 기다리는 인간들이 있다. 꿈 깨라. 세상에 공짜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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