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결국 시장이 우려하던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리터당 2천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 불붙은 국제유가…치솟는 기름값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9일 한국시간 오전 7시26분 기준)은 전장 대비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 가격은 상승세를 계속해 이날 오전 11시33분 119.48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브렌트유 역시 이날 오전 11시 33분 119.5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이날 112.17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해당 선물이 거래를 시작한 1988년 6월 이래 역대 최대의 일일 상승 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주요 산유국들의 저장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고, 이에 따라 감산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1천900.65 원으로 전일 대비 5.33 원 올랐다. 대구지역 휘발유 판매가는 3.06 원 상승한 1천920.22 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은 전국 평균 1천923.84원(6.11 원↑), 대구 1천945.14 원(2.6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 상승과 공급 불안정에 따른 사재기 현상 등으로 주유소 기름값이 큰 폭으로 뛰었고 향후 가격 상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정부는 '기름값 2천원'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지난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30년간 시행된 적 없는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에 나섰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 최고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관련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에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효성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시장에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는 없는지, 담합이나 세금탈루 등 시장 교란이나 불법 행위는 없는지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제도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급등하는 국내 유가를 억제하고 시장의 가격 상승 심리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유통 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나 과도한 가격 인상 등을 단속하는 근거가 돼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유가 안정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례가 드문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만약 최고가격이 국제 가격이나 생산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해진다면 제도의 현실성이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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