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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재 재판소원 모두 각하, '4심제' 부작용 불식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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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訴願) 제도 시행 이후 두 번째 사전 심사에서 48건의 청구를 모두 각하(却下)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사전 심사에서도 26건 모두 각하됐다. 재판소원 제도가 지난달 12일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건도 헌재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헌재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재판소원은 입법 과정에서 야당과 법조계의 큰 반발을 샀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제가 시행되면 사실상 '4심제'가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재판소원 청구(請求)가 잇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느라 판결의 최종 확정이 지연되고, 재판 비용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헌재는 재판소원 청구가 연간 1만~1만5천 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재판소원의 남발(濫發)은 헌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은 물론 긴급한 국민 기본권 침해 사건에 대한 결정을 늦출 수 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재판소원의 오남용(誤濫用)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법원 판결 과정에서 헌법적인 가치가 훼손됐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특히 헌재는 두 차례 사전 심사를 통해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이나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한 경우 기본권 침해가 명백히 소명되지 않았다면 청구할 수 없다'는 기준을 거듭 강조했다.

재판소원은 일반 법원의 확정판결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될 때, 이를 구제하기 위한 최후의 헌법적 장치다. 헌재가 이번에 모든 사건을 각하한 것은 단순한 절차적 판단을 넘어 제도의 방향성(方向性)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헌법적 쟁점이 아닌 단순한 사실관계 다툼이나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한 청구까지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재판소원은 '상고심(上告審) 이후의 또 다른 상고심'으로 변질된다. 이는 사법 자원의 낭비와 함께 사법 혼란을 초래한다. 헌재는 앞으로도 사전 심사에서 엄격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유력 정치인 관련 사건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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