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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비투자 쏟아붓는 마이크론·TSMC, K-반도체 노사는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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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사업부 직원 기준 약 6억원의 성과급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동조합 투표가 83%의 높은 참여율 속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극심한 노노(勞勞) 갈등 속 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세계 3위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기존 200억달러였던 설비투자 규모를 250억달러(38조원)로 늘려 잡으며 생산 능력 확장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파운드리 절대 강자인 대만 TSMC 역시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560억달러(약 85조원)까지 끌어올리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생산 거점 다각화(多角化)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SK하이닉스는 향후 2년간 누적 성과급 추산치만 65조원에 달한다. 이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팹)을 3개 이상 지을 수 있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현재 잠정 합의안을 두고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영업이익의 12%(약 31조5천억원)를 성과급으로 지급기로 했다.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기에 천문학적인 현금을 비축해 둬야만 불황기 인위적인 '치킨게임'을 버텨내고 차세대 미세 공정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성과급에 발목 잡혀 호황기에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현금을 미래 투자 대신 고정적 보상 비용으로 탕진하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기계적으로 떼어 전 직원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는 곳은 없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기업 가치와 주주 수익률(TSR), 매출 증가율을 종합 반영한다. 지급 수단 역시 현금 일변도에서 벗어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적극 활용해 직원의 장기 근속(勤續)과 기업의 성장을 일치시킨다.

치열한 반도체 초격차 서사 속에서 자본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한 K-반도체에 장밋빛 미래가 가능할 것인가? 다가올 불황기의 치킨게임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에 노사 모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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