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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눈 클리닉] 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눈병·알레르기·건조증의 삼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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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대구 보라빛안과 대표원장
김명준 대구 보라빛안과 대표원장

따뜻한 봄바람이 반가운 계절이지만, 안과 진료실은 오히려 분주해집니다. '눈이 빨갛고 가려워요'라는 호소가 부쩍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봄철 눈 불편감의 대표적인 원인인 유행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 이 세 질환은 서로 닮은 듯 다르고, 때로는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흔히 '눈병'이라 부르는 유행성 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입니다. 바이러스 질환의 특성상 뚜렷한 특효약이 없고, 점안 항생제나 소염제는 이차 세균 감염을 예방하고 염증 반응을 줄여주는 보조적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점은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처음 1~2주간은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2~3주에 걸쳐 서서히 호전되므로, '약을 쓰는데 왜 더 나빠지느냐'며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시력 저하가 동반되면 반드시 안과를 재방문해야 합니다.

눈병의 전파 경로는 대부분 '접촉'입니다. 감염된 눈을 만진 손으로 문손잡이, 수건, 스마트폰 등을 만지면 바이러스가 옮겨갑니다. 특히 눈이 불편할 때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는 습관이 전파의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봄이 되면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급증합니다. 이런 물질이 결막에 닿으면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눈이 충혈되고, 붓고, 가려워집니다. 이것이 알레르기성 결막염입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눈병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충혈, 눈물, 이물감 등 겹치는 증상이 많아 환자분들이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가려움'이 두드러지고 양쪽 눈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눈병은 한쪽 눈에서 시작해 며칠 뒤 반대쪽으로 번지고 끈적한 분비물이 동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는 이러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안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감염 관리 대응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해 개인 위생용품을 분리하고, 상황에 따라 등원이나 출근을 제한하는 등 전파 차단 조치가 필요합니다. 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전염되지 않으므로 이런 조치가 필요 없습니다. 진단 없이 눈병으로 지레짐작하면 불필요한 격리로 일상에 지장을 받고, 반대로 눈병을 알레르기로 오인하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감염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또 두 질환 모두 염증 조절을 위해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진단에 따라 적절한 종류와 사용 기간이 다릅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상태에서 스테로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바이러스 활성이 오히려 연장될 수 있고, 장기간 사용 시 안압 상승이나 백내장 같은 합병증 위험도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판단 아래 사용해야 합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에서 특히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극심한 가려움 때문에 눈을 자주 비비게 되는데, 이 행위가 바이러스 감염의 통로가 됩니다. 알레르기로 이미 자극받은 결막은 방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눈병에 더 쉽게 걸릴 수 있습니다. 항히스타민 점안제 등으로 가려움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눈을 비비는 대신 인공눈물이나 냉찜질로 불편감을 완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이 뻑뻑한 불편함에 그치지 않습니다. 눈물 속에는 라이소자임, 락토페린 등 항균 물질과 면역글로불린이 포함되어 있어 외부 병원체로부터 눈을 보호합니다. 또한 눈물의 세척 작용을 통해 꽃가루나 먼지 같은 이물질을 눈 표면에서 씻어냅니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이러한 눈물의 방어 기능이 저하됩니다. 항균 물질의 농도가 줄어 감염에 취약해지고, 이물질이 눈 표면에 오래 머물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안구건조증 자체가 만성 염증 상태라는 것입니다. 건조해진 눈 표면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하고, 이 염증이 다시 눈물 분비를 억제하는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이 상태에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겹치면, 염증 반응이 단독으로 발생했을 때보다 훨씬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눈병이나 알레르기 결막염을 치료할 때, 기저에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이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매우 중요합니다.

봄철 눈 건강, 이것만 기억하세요. 첫째, 손을 자주 씻고 눈을 비비지 마세요. 수건과 베개도 가족과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눈병 전파와 알레르기 악화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둘째, 눈이 충혈되거나 가렵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안과를 방문하세요. 눈병과 알레르기 결막염은 감염 관리부터 약물 선택까지 치료 방향이 다릅니다. 셋째, 평소 눈이 건조하다면 인공눈물을 꾸준히 사용하고, 안과에서 건조증 정도를 점검받으세요. 건강한 눈물막은 감염과 알레르기 모두에 대한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눈이 빨개졌다고 모두 같은 병이 아닙니다. 올바른 진단이 올바른 치료의 시작입니다.

김명준 대구 보라빛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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