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어렵다, 그래도 배워야 쓰제"
지난 21일 오전 대구 중구 한 영화관.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영화관 키오스크(무인주문기) 화면을 주름진 손으로 꾹꾹 누르고 있었다. 한참을 거쳐 영화 티켓이 출력되자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구시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학력 인정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대구내일학교는 초·중등 과정 학습자 3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교육 현장 체험'을 실시했다. 이번 체험활동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이 영화관, 식당, 카페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는 무인주문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키오스크·테이블오더 등 외식업계의 무인주문기 도입률은 2021년 4.5%에서 2025년 13.0%로 약 3배 확대됐다.
◆디지털 시대 다시 배우는 노인들
이날 학습자들은 영화관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상영 영화 및 좌석 선택, 카드 결제, 티켓 출력, 영화 관람 등 영화관 이용 전반에 대해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키오스크 두 대에 한 줄로 서서 익숙하지 않은 기기에 대한 두려움 반, 설렘 반의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많은 학습자들이 첫 화면인 티켓 예매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터치 스크린을 물리 버튼처럼 꾹 누른 탓에 인식이 되지 않기도 하고 다른 버튼을 실수로 잘못 누르기도 했다. 결제 방식 선택, 영화관료 소득공제 안내, 포인트 적립 여부 등 예매 과정에서 버튼이 수차례 뜨자 "도대체 몇 번이나 뜨노"라며 어려움을 토했다.
결제 과정도 복병이었다. 카드 투입구에 카드를 삽입했지만 'IC칩 인식이 실패했다'고 떴을 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지도 교사가 "카드를 빼서 마그네틱 선에 따라 긁어주세요"라고 말하자 카드 방향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헤매기도 했다.
체험을 마친 김성수(67) 씨는 "요즘 식당, 카페 등 어디를 가도 키오스크가 있는데 잘 다룰 줄 몰라 직원에게 부탁하거나 그냥 나오기도 했다"며 "막상 배워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몇 번 더 하다 보면 자신감이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길녀 씨(72)는 "디지털 기기를 혼자서 깨치기 어려운 세대인데 옆에서 차근차근 가르쳐 주니 도움이 된다"면서도 "이제 배워도 자꾸 잊어버려서 사용법이 아직 100% 머릿 속에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했다.
◆기기 사용에 여전히 어려움 겪어
코로나19 시기 키오스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고령층은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4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만 55세 이상)의 심화 디지털 기술 활용률은 55.1%로 일반 국민(74.9%)보다 19.8%포인트(P) 낮았다.
대구시가 5년마다 조사하는 '2023년 대구시 노인실태조사'에서 지역 65세 이상 노인의 무인주문기 사용률은 6.8%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사용률(79.6%)에 비하면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지역민 김모 씨(72)는 "(키오스크) 사용 방법을 모르고 배운 적도 없어서 괜히 사용하기 꺼려지고 거부감이 든다"며 "몇번 시도해본 적은 있지만 오래 걸리니 뒷사람 눈치가 보이더라"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키오스크를 설치한 사업장에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소상공인 부담 등을 이유로 확산은 더딘 실정이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 노약자 등 정보취약계층도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음성인식 주문, 낮은 자세 주문, 휴대폰 미러링 등 다양한 기능들이 내장된 기기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45) 씨는 "사회가 변하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소형 매장들은 고가의 교체 비용 등 문제로 여전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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