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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만 뺑뺑이' 정부 대책, 의료진 확충 방안 없는 탁상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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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分娩)이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겠나. 지난 1일 충북 청주의 고위험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해 헬기로 부산에 이송됐으나, 태아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2월에도 조산 증세의 임신부가 대구에서 수도권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쌍둥이 중 한 명을 잃었다. 의료 시스템 붕괴에 따른 불상사다.

정부가 26일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및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권역별 모자(母子)의료 협력 네트워크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중앙 전원(轉院) 전담팀 인력을 늘리겠다고 했다. 병원 간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뒷북 대책이지만, 응급 이송 체계를 정비해 '분만 뺑뺑이'를 줄이겠다는 방향성은 옳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탁상공론(卓上空論) 수준이다. 의료진 확충과 제도·행정적 지원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뺑뺑이 사태의 핵심은 '의료진과 중환자실의 병상 부족'이다. 정부가 내놓은 인력 대책은 미봉책(彌縫策)이다. 지역 분만병원 의사가 권역센터에서 당직이나 시간제로 일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한 것은 '돌려막기' 수준이다. 이마저도 현실성이 낮다. 이미 지방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낮은 보상, 의료사고 부담 속에서 겨우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의를 어떻게 확보한단 말인가. 27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에 실제로 진료할 의사와 간호 인력이 없으면 모든 시스템은 무용지물"이라며 정부 대책을 비판했다.

지방 분만 인프라는 벌써 무너졌다. 산부인과는 낮은 의료수가(醫療酬價)와 높은 의료사고 위험 탓에 기피 진료과가 됐다. 지방에는 전문의가 없어 분만실을 폐쇄하는 병원이 속출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땜질 처방'이 아니라 대수술이 시급하다. 고위험 분만을 담당하는 의료진에 대한 획기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와 형사적(刑事的) 부담 완화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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