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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 동결 속 명백한 긴축 신호 보낸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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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8연속 동결'이지만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즉각적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금리 추이를 예상하는 점도표(點圖表)에서 21개 전망 중 19개가 현재보다 높은 금리를 가리켰다. 취임 후 첫 금통위를 주재(主宰)한 신현송 총재도 "갈 길이 명확하다"고 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 자산 버블과 금융 불균형이 누적돼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의 지론이었다. '빚투' 위험을 직접 언급했는데, 작은 충격에 연쇄 매도가 이어져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4월 생산자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으며, 소비자물가도 목표치인 2%를 웃돌기 시작했다. 환율은 1천500원대를 넘어섰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재확대되고 있다. 중앙은행으로선 사실상 모든 물가 경고등이 동시에 켜진 셈이다. 경기 둔화(鈍化)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상황에 반도체가 변수로 등장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덕분에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7%를 기록했고, 한은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단번에 2.6%까지 끌어올렸다. 그런데 성장률만 끌어올린 게 아니라 유동성 확대와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자산시장도 과열 조짐이다. 코스피 급등으로 신용융자 잔액이 급증하고, 서울 부동산까지 꿈틀거린다.

미국에서도 AI 투자 열풍과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이 자산시장 과열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경기 부양보다 인플레이션 방어에 민감해졌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신현송 체제의 한은이 물가만 보는 게 아니라 금융 불균형까지 함께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장면이다. 동시에 고물가·고금리 구간 진입에 대한 경고다. 성장을 이끄는 반도체가 동시에 긴축의 원인이라는 역설(逆說)을 외면해선 안 된다. 반도체 호황에 취해 내수 생산성과 산업 기반 다변화 과제를 미루면 감당 못 할 충격이 닥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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