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부동산원이 연내 전국 도시의 혁신성과 정주 여건을 평가하는 새로운 도시 경쟁력 지수를 개발해 공개한다. 부동산 정책이 국토균형발전과 주거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데이터로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헌욱 부동산원장은 18일 세종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를 데이터로 제시하는 연구에 착수했다"며 "연말까지 이를 데이터로 가려내는 지수를 개발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원 수장이 언론과 공식 간담회를 연 것은 8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국토의 불균형이라는 것은 사실 도시의 불균형"이라며 "수도권 도시들과 지방 도시 사이의 불균형이 아주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금융과 세제, 공간 부족 세 가지로 정리하면서 상대적으로 논의가 덜 됐던 공간 부족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짚었다.
이 원장은 "대한민국 국토의 약 72%가 산지로, 인간이 정주공간으로 만들기에 적당하지 않은 공간"이라며 "부동산 문제는 결국 도시 문제이고, 좋은 도시가 있어야 좋은 부동산이 있고 좋은 주택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복 당시 14.5% 수준이던 국내 도시화율이 현재 92%까지 상승한 점을 언급하며 도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국민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며 "5극 메가시티 구상이 제기된 지 한 세대가 넘었지만 공간 부족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소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수도권, 영호남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수도권 중심의 단핵 구조를 넘어 다핵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원은 이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 원장은 "서울과 소멸 위기에 놓인 대구, 울산 같은 도시를 데이터로 비교·분석해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관은 부동산원밖에 없다"며 "숫자로 읽는 도시를 제시하고,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데이터로 나타낼 수 있는지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동산원이 받고 있는 통계 감사와 통계 신뢰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 원장은 "감사원에서 통계 감사 절차에 무리한 일이 있었는지 다시 조사하고 있고, 저희도 피감기관으로서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조속히 끝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제기된 부동산 통계 조작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상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는 조작이라는 표현 대신 수정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작 논란은 이미 끝난 이야기이며 지금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제가 부동산원에 근무한 것은 아니어서 모든 상황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은 적정한 업무 범위 안에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만약 통계법 위반이 있었다면 실무 직원들이 기소됐어야 하지만 기소된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통계 신뢰도 제고 방안에 대해서는 "논란 당시 제시된 7대 개혁 방안을 모두 이행했고, 외부에서 검사하고 다시 검토하는 시스템까지 갖췄다"며 "내·외부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검사하는 시스템이 있어 외압에 의해 통계를 바꾼다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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