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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배형욱] 이번 포항시의회는 협치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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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공제(同舟共濟)'…산적한 과제 해결 위해 원팀 행보 해야

배형욱 사회2부 기자
배형욱 사회2부 기자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이 있다.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물을 건넌다는 뜻이다. 중국 병법서 '손자병법' 구지편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대대로 원수지간이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우연히 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거센 풍랑을 만나면 배가 뒤집히면 원수도 함께 물에 빠지는 처지가 되기에 이때만큼은 손을 맞잡고 마치 한 몸처럼 위기를 넘긴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다투더라도 공동의 위기 앞에서는 힘을 모은다는 의미로 항구도시 포항에서 쓰기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포항시의회에 절실한 자세다.

돌아보면 제9대 포항시의회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포항시 집행부와의 마찰도 크고 작은 사안마다 반복됐다. 2024년 10월 상임위원회에 배치돼야 할 전문위원 인사를 놓고 집행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조례가 정한 절차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파행을 겪었다. 지난해 3월 포항시 주관 행사에 밀려 이틀 일정이던 시정질문이 하루로 축소되는 일이 벌어지자 시의원들은 특정 행사를 이유로 집행부 견제 기능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로 9대 후반기 8개월 동안 시정질문은 단 세 차례에 그쳤고, 33명 시의원 중 절반가량만 참석하는 전체 간담회가 이어지는 등 파행이 거듭됐다.

갈등은 집행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다수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의 신경전도 임기 내내 이어졌다. 9대 이전 관례적으로 개원식과는 별도로 시의원 전원이 시의회 앞이나 별도 장소에 모여 기념촬영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9대 시의회는 이 같은 단체 기념촬영조차 한 번 성사시키지 못했다. 여야 간 앙금이 사진 한 장 남기는 소소한 일마저 가로막은 셈이다.

10대 시의회는 지난 3일 개원식에서 시의원 대부분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기는 했다. 다만 5명가량이 자리를 비운 채였다. 이를 두고도 '개원 기념사진'일뿐 갈등을 넘어선 진정한 화합의 '단체사진'으로 보는 시각은 없다.

실제로 사진 촬영 전 열린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국민의힘 내부 분열이 그대로 드러났다. 의원총회에서 조율한 합의는 본투표에서 뒤집혔고 소속 당 표가 갈라진 틈을 타 민주당과 무소속 시의원들의 표심으로 신임 의장이 선출됐다. 이후 해당 행위 논란과 중앙당 당무감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어진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야당이 세 자리를 확보하면서 당내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지금 포항은 내부 다툼에 힘을 쏟을 여유가 없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릴 2차전지 산업 육성은 이제 막 궤도에 오르는 단계로, 예산과 행정 지원이 촘촘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영일만항 물류 인프라 확장과 북극해항로 개척 등 해양 물류 산업 도약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 모든 사안은 시의회의 협조와 신속한 의결이 뒤따라야 결실을 볼 수 있다. 시의회가 내부 갈등에 발목 잡혀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50만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신임 의장단은 선거 과정에서 깊어진 상처를 서둘러 봉합하고 반대편에 섰던 동료 시의원들을 진심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이는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소수당과도 투명하게 소통하며 합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집행부와도 무조건적인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지역 발전을 함께 이끄는 동반자로서 합리적인 견제 관계를 세워야 한다. 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사공들이 한마음으로 노를 저어야 한다. 같은 배를 탄 운명임을 10대 포항시의회가 임기 내내 잊지 않을 수 있을지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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