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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석민]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국민주권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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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한다. 민주공화국의 요체는 바로 2항 '대한민국의 주권(主權)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평범한 우리 일반 국민들이 실질적 주권자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어둠의 세력'이 헌법상 주권자인 국민을 '투표'라는 요식행위(要式行爲)를 하는 들러리로 전락시킨 것은 아닌지 우려가 깊어진 것이다.

투표권은 주어지지만 실질적 선택권은 어둠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는 음모론(陰謀論)이 그냥 단순 음모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각성(覺醒)은 충격적이다. 6·3 지방선거 참정권 훼손 사건은 정상적 민주국가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올림픽공원의 국민주권 수호 투쟁은 한 달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달라진 것은 없다. 그래서인지 민주주의 이상 증상을 느끼는 국민이 더욱더 늘어나는 것 같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부패, 무능, 무책임, 기괴한 행태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쩌라고!" 식의 선관위 반응은 많은 국민을 아연실색(啞然失色)게 할 뿐이다. 천문학적 확률의 사전투표 쌍둥이 득표수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것은 '우연'이고, 선거(選擧) 결과 전산 입력이 잘못된 것 또한 '실수'일 뿐이었다. 전산 입력 조작 등으로 당선인을 바꿔치기할 수도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도 여·야도 선관위도 외면한다. 우연과 실수가 수없이 반복될 수는 있어도 부정(不正)은 있을 수 없다는 주술에 홀린 듯하다.

여론에 떠밀린 더불어민주당은 특검(特檢)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제3자 추천'이라는 물타기를 하고 있고,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야당 중진은 진상규명(眞相糾明)도 하기 전에 올림픽공원 투표지를 공개 재검증하자고 한다. 민주당은 '선관위 비방 징역 10년'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대표적 선관위 비호 세력이고, '제3자'라는 대한변협은 '이재명 대통령의 밥 친구' 위철환 중앙선관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회장'을 지냈던 곳이다. 공개 재검표는 특검 도입을 무산시킬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상식적으로 6·3 지방선거의 진실 규명은 야당인 국힘의 추천을 받은 특검의 철저한 수사로만 가능하다. 이것은 윤석열 정부 시절 특검을 도입하면서 야당인 민주당이 내세웠던 논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 선관위원 3명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사실상 선거 소청을 기각(棄却)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받았다"면서 공정성과 독립성 침해(侵害)를 이유로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앙선관위는 "해당 자료는 업무 지침이 아닌 선관위 실무직원 간 참고 자료"라면서 "중앙선관위는 시·도 선관위 소청 사건의 심리·결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위철환 위원장 직무대행은 관련 자료에 대해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대구·경기·인천·부산 선관위는 참고 자료와 꼭 닮은 의견서로 선거 소청을 기각했다. 국민이 바보인 줄 알고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할 것 같다.

오스트리아는 우편투표 봉투의 접착 불량을 이유로 선거를 전면 무효화했고, 독일 베를린은 투표용지 부족 및 배송 실수 등 선관위의 총체적 준비 부실과 절차적 결함을 이유로 재선거를 실시한 적이 있다. 선거의 무결성(無缺性)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민주권은 침해·훼손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다시 묻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또 국민주권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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