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돈 때문에

결국 우려하던 폭력사태는 발생했다. 신민당이 10일 보여준 반쪽 전당대회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발전속도가 늦다는 정치를 더더욱 뒤로 돌려놓은 참으로 한심한사건이었다.당원도 아닌 정체불명의 건장한 괴청년 수백명이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정당의 가장 큰 행사인 전당대회에 동원됐고 우려한 대로 유혈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사라진 것으로만 믿었던 각목과 주먹이 난무, 시공을 마치 20년전쯤으로돌려놓은듯 했다. 그래도 제3의 선택일수도 있다고 믿어온 국민들의 실낱같은 기대는 이로써 산산이 부서졌다.

이날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결여된 정치력을 방치하며 당을 제대로 이끌어오지못한 김동길대표등을 중심으로 한 주류측과 그리고 천막당사등 어려운 시절에는 당을 떠났다가 살만하니까 다시 돌아온 일부인사들과 박찬종대표 등으로 구성된 비주류측 어느 한쪽도 책임을 면할수 없다. 둘다 똑같으니 손뼉소리가 날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특히 이날의 폭력, 유혈로 얼룩진 신민당전당대회를 지켜본 이들은 하나같이원인을 {돈} 즉, 각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이란 너무 큰 {떡}때문이라고 했다.

신민당은 4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내년에 무려 1백13억원의 국고보조금을받게된다. 아무리 후하게 당살림을 하고도 남을 정도의 풍족한 돈이다.무사히 단일대표로 선출된 박찬종대표는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듯 인사말에서돈때문이 아니다고 했다. 당을 살리기위한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이라고도했다. 그러나 누구도 박대표의 이 말을 곧이 들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찬종의원이 가는곳마다 문제가 일어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정치판의 우스갯소리가 현실로 맞았다는 이야기만 오갔다.

문제가 된 이 국고보조금은 여당에서도 너무많다며 줄이자고 한 돈이다. 여당측의 일방적인 억지주장이긴 하지만 이날만은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적어도 국민의 피땀어린 세금에서 나오는 이 돈을 받을 정당에 대한 최소한의 자격심사같은 제도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든 신민당의 반쪽 전당대회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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