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한글사랑 삼백예순날

**말과글은 민족의얼**요즘 고교생들 사이에서 나도는 말장난 하나.

복지부동보다 한 단계 나아간 경지를 무어라 하게?

뭔데?

신토불이

앞의 말은 정치권에서 나와 한참 유행된 것이요,뒤의 말은 UR에 맞서 우리농.어민들의 가슴에서 나온 말이다. 양쪽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임에도 듣고보면 땅에 엎드려 꼼짝 않는다, 다음은 몸과 땅이 둘이 아닌 하나 된다는소리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글쎄, 틀린 해석인지 몰라도 복지부동하는 자들은어서흙(무덤)파고 들어가 흙이 되어 버리라는 악담인지. 학생들의 기발함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자라는 세대의 세태풍자와 말의 억지 쓰임에 얼굴이화끈해진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고 잃어버린 공휴일을 되찾자는 학계나 시민단체언론의 목소리가 해가 거듭될수록 사그라드는 것 같다. 일부단체의 끊임없는노력에도 불구하고 {문민정부}아래에서 더 약화된 느낌이다.

지난 91년 {공휴일이 많아 경제가 침체된다}는 이유로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된 한글날은 조세의 날이나 근로자의 날등과 같이 연중 33일에포함된 {법정 기념일}이다.

{고속성장}을 위해 정신적&문화적인 것은 뒤로 제쳐두고 {경제.경제}만을부르짖던 군사정권, 하루 쉬는 것이 마치 죄 짓는듯 하던 그 70년대에도 한글날을공휴일에서 제외시키지는 않았다.

말과 글은 민족의 얼이며 정신이다. 일제 침략시기에 그들이 우리 말과 글을말살시키기 위해 창씨개명이나 일본어 학습을 강요한 것은 민족의 얼과 정신을 말살하고자 함이 아니었던가. 우리의 부모들이 목숨걸고 말과 글을 지켜나온 것은 민족의 얼과 정신을 빼앗기지 않으려 함이 아니었던가. {어머니}라 하면 그 따뜻함과 그리움과 가슴 뭉클함을 주체하기 어렵지만 이라 해봐야, 또 글자를 들여다봐야, 아무런 느낌도 받지 않음은 우리 말과 우리 글이곧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국경일로 제정된다고 해서, 거창한 기념식을 한다 해서 우리 말 우리 글이갈고 닦여진다고만은 할 수 없다.

**외국어에 밀린 한글**

오늘 날 한글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조기교육}의 바람을 타고, 또 {영재교육}이라는 그릇된 교육열에 들떠 유치원생의 손을 끌어 영어를 가르친다. 또국교생들에게도 영어교육을 시킨다고 극성이다. 중.고.대학과정까지 10년을배워도 외국인 앞에서는 숨이 콱 막히고 입이 얼어붙는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영어교육의 잘못은 짚어내지 않고 무조건 일찍부터 교육시키면 나으리라는 발상(물론 습득면에서 효과적일 수도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은 참으로잘못된 생각이다. 외국어 습득이전에 우리 말 우리 글을 완전히 습득하여야함이 전제되지 않고는 외국어 교육도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이는 언어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이다). 우리 말과 글을 바르게 익히고 쓰는 데는 소홀하면서 영어단어 하나, 한자숙어 하나 더 아는 것을 대단하게 여기는 것은 사대주의이며 그릇된 자존심이다.

얼마전 후배의 박사논문집이 배달되어 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고보니 머리글에 {-습니다}와 {-이다}가 섞여 씌어 있는 것이 아닌가.**온 국민이 사랑해야**

물론 학위 논문 내용과는 관계없는 인사말에 불과 한 것이나 우리 말의 바른쓰임조차 알지 못하고 논문집을 발간한 그 용기에 감탄할 밖에.(그것도 국어학전공의박사학위 논문집임에랴). 우리의 국어교육 현장을 한 눈에 보는 듯했다.

문화체육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한글만 사용하는 주간}(9일-15일)을 제정했다.

일시적인 행사로 한글날을 기념하기 이전에 먼저 온 국민이 사랑으로 우리말 우리 글을 바르게 쓰고 익힌다면 1년 365일이 모두 {한글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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