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記者노트-李相勳기자

"道議員들의 항명"

경북도의회에서 신한국당은 어떤 좌표에 위치해 있으며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20일 예결위원장 선출과정을 지켜보며 기자는 이같은 화두(話頭)를 떠올렸다. 그리고 돌발적으로뒤바뀐 선출결과를 접한 당 도(道)지부의 표정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도의회에서 신한국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의원 91명중 2/3가 넘는 64명이 이 당 소속이다.

마음먹은 대로 도의회를 운영할 수 있는 숫자다. 실제로 당은 의원 협의회를 구성, 필요할 때마다모임을 갖고 당의 방침과 결정사항을 지시해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같은 지시가 먹혀들지 않는 것이다. 유급 보좌관제를 놓고 빚어졌던 항명만해도 그랬다.

도지부는 유급보좌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처리하지 말거나 적어도 다음 회기로 미루라고지시했는데 당소속이 압도적인 도의회는 태연히 이를 통과시켰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21명의 예결위원중 신한국당 소속이 16명이나 되는데 당이 내정했던 의원은위원장 선출 투표에서 낙선했다.

도지부 박창달 사무처장은 평소 도의회야 우리 당이 잡고있는데… 라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유급보좌관 조례가 통과됐을 때에도 그는 꼭 막아야 되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다. 그랬다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막았을 것 이라고 태연해했었다.

이제 또다시 비슷한 항명사태에 접한 도지부는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절대다수를 차지하고도당명을 관철하는데 번번이 실패한 신한국당은 도의회 어디쯤 서있는 것일까.

영향력은 머릿수의 다소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지시라도 일단 내려가면 먹혀들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이 된지 오래다.

신한국당이 도의회에서 다수당의 자리를 되찾으려면 먼저 의원들의 마음부터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자당소속의 심정을 알아야한다.

그렇지않고 지금까지 해온 대로 오만하게 의원들 위에 군림하려할 때, 혹은 판단력 부재를 계속노출할 때, 또 도지부 이익을 앞세워 지방자치제를 무시할 때 당은 앞으로 이날보다 더한 사태에직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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