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십 년 고향과 몇십 년 타향이었습니다누가 물어도 이것이다 저것이다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떠도는 것이 아니면
그래서 떠도는 자의 노래가 아니면
끝내 진리가 아니었습니다
흐르는 물이 도리어 고아 같은 산들을 길러냈습니다
이윽고 배 한 척 없이 바다에 이르러
스스로 사라졌습니다
나의 무능이 나의 자유였습니다
하지만 무상이란
이 세상의 온갖 애착이었습니다
애착의 착각이었습니다
저 세상 조차도 이 세상이 만든 애절한 허깨비였습니다
-고은 '부치지 않은 편지'
사람은 태어나 고향에서 십 년을 살고 나머지는 타향에서 떠돈다. 세계화 시대이니까 앞으로는 세계적으로 떠돌아다니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시에서는 물리적인 떠돎만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 떠돌이의 삶, 이 삶을 그냥 범속하게 자유롭다거나 허허롭다고 표현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시대, 지식과 교조적 신념에 대한 확신을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떠도는 자의 노래가 아니면 진리가 아니라거나 나의 무능이 나의 자유라는 시인의 목소리는 차라리 높은 정신의 한 정점을 이루면서 읽는 이를 아프게 찌른다.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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