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속 단속 카메라 급증

대구시내에도 무인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가 계속 늘고 있다. 이때문에 과속 단속 경찰관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을 정도. 과연 이들 카메라는 사고를 줄이고 있는 것일까?

◇늘어나는 카메라=대구에 처음 단속카메라가 등장한 것은 1998년 3월이었다. 앞산순환로 충혼탑 앞, 동화사 가는 길의 미대동 구간, 경산가도의 5군지사 앞 등 8곳이 설치 지점. 그 후 무인카메라는 올 10월까지 6차례에 걸쳐 67대가 추가 설치됐다.

이렇게 특정 지점에 설치된 것은 고정형이나, 그 후엔 이동형.탑재형도 추가 보급됐다. 1998년 5월과 99년 8월 각 경찰서별 1대씩 총 8대의 이동형 카메라가 배정됐고, 올 들어서는 동부서.달서서에 각 1대씩의 탑재형이 배치된 것. 이달 말까지는 또 고정형 37대, 탑재형 1대 등이 추가 준비되고, 내년에도 30, 40대의 고정형이 주요 도로에 등장할 예정이다.

고정형은 노면 속에 감지기를 설치해 24시간 단속, 적발 즉시 결과를 교통영상단속실(중부경찰서 청사 내)로 전송해 현상한다. 이동형은 경찰관이 갖고 다니다 필요한 곳에 설치해 그때그때 운영하는 것이고, 탑재형은 순찰차 경광등 부분에 설치돼 있다. 적발되면 15일간의 의견진술 기간을 준 뒤 4만~7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로 구조 따라 예방에 한계=대구경찰청이 최근 고정형 카메라 설치 지점 전후 1㎞구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설치 후 일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는 603건으로 설치전 872건보다 3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사고는 47건에서 23건, 사망자수는 52명에서 2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경찰은 내년 말까지 카메라가 지금의 2배 정도인 150~160대로 늘리면 교통사고가 더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카메라만으로는 대응이 불충분함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고정형 설치지점 중 사고가 가장 많은 곳은 앞산 충혼탑 앞(서쪽방향)과 북구 매천고가교 앞(시내방향). 충혼탑 앞에서는 1999년부터 올해(7월)까지 110건의 사고(사망 2건)가 발생했다. 이는 같은 기간 5군지사 앞(21건)보다 5배가 넘는 것. 매천고가교 앞에서도 2000년부터 올해(8월)까지 168건의 사고(사망 1건)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 지점에서는 도로 굴곡이 심하고 노면 경사도가 커 과속 단속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카메라 설치 위치를 재조정하고 경찰관 직접 단속도 병행시키기로 했다.

◇급작스런 규정속도 변경도 문제=이모씨는 최근 달성군 현풍면 박석진교 구간 5번국도에서 속도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씨는 "5번 국도 확장 구간 최고 속도는 전부 80㎞로 돼 있는데도 단속된 구간 200여m만 특별히 60㎞로 낮춰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단속을 위한 함정"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올해 초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신천대로 서대구고가도 연결 지점도 제한속도를 80㎞에서 갑자기 60km로 줄여 놔 운전자들의 항의가 적잖다.

이에대해 경찰은 "지적된 구간은 도로 굴절도가 높은 등 사고 위험이 커 특별히 속도를 낮춰 제한하고 있다"며, 이런 구간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만큼 속도 표지에 늘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카메라 예고 표지때문에도 운전자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예고 표지가 아예 없거나 카메라에 너무 붙여 설치돼 급정차와 추돌사고가 적잖다는 것. 그러나 경찰은 단속 카메라 350~400m 전방에 단속을 알리는 노란색 표지판을 설치하고 100~150m 전방 노면에는 3개씩의 제한속도를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카메라엔 야광 표시등도 달고 시내 60곳에 이동단속 안내푯말도 설치했다는 것. 또 내년에는 가로등이 어두운 지역을 중심으로 카메라에 점멸등까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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