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이 인상되고 업체 지원이 확대돼도 대구 시내버스 운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매일신문의 현장 집중 보도(작년 12월4일자 33.35면) 후 대구시는 갖가지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실행되지 않아 최근 대구시청 홈페이지 등에는 시내버스 불만이 갈수록 늘고 있다.
매일신문 취재팀이 지난달 22일부터 5일간 승강장.회차지 등에서 시내버스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고질병인 배차시간 무시, 승강장 무정차 통과, 난폭 운전 등은 종전 그대로였다.
지난달 24일 새벽 대구 태전동 승강장에서 만난 류지선(58.여)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이 불안의 연속이라고 했다.
오전 7시까지 출근해야 해 늘 5시30분에 첫차를 타지만 첫차 시간이 지켜지는 날은 1주일에 1, 2번 뿐이라는 것. 류씨는 "어제도 버스 3대가 가스를 충전해야 한다며 가버려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23일 밤 범물동 종점에서는 10시25분에 막차가 출발하기로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434번 버스는 9시53분 출발 차를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같은 날 밤 11시30분까지 운행하게 돼 있는 564번 버스의 막차가 회차지에 도착한 것은 11시7분이었다.
막차 운행도 20~30분 일찍 중단하고 있는 것.
승강장을 서지 않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그대로였다.
24일 오전 7시54분쯤 범어동 수성구청 맞은편 승강장에서는 회사원 김유미(25.여)씨가 "15분 넘게 기다린 609번이 서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며 발을 구르고 있었다.
김씨는 "이 노선은 배차시간이 15분 가량 돼 한 대만 놓쳐도 지각하게 된다"며 "15분이나 기다리던 버스가 서지 않고 가버리는 일은 1주일에 2, 3번이나 발생한다"고 했다.
23일 아침 8시10분쯤 노곡동행 301번 버스기사는 운전 중 전화를 하느라 한 손만으로 기어와 운전대 조작, 출입문 개폐까지 하고 있었다.
승객 김보화(20.대구 계산동)씨는 "버스가 휘청댈 때마다 정말 아찔하다"며 "자가용 승용차에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하고 있는데 수십명의 목숨을 책임진 버스 기사가 이래도 되는지 놀랍다"고 했다.
작년 12월 요금이 인상되고 올해 파업 이후 버스회사 지원까지 늘렸지만 서비스는 기본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시는 무단 감차, 승강장 무단 통과 등에 대해 단순경고 수준의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하고, 6개월 전 매일신문 보도 이후 발표했던 승강장 버스 도착 사전 안내, 환승요금 할인제 도입 등 대책과 관련해서는 관련 예산마저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일신교통 버스기사 이주태(50)씨는 "도로 여건 자체가 열악한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버스기사들에게만 돌려서는 안된다"며 대구시와 버스업체의 기본적인 여건 개선 노력을 요구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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