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권주자 누굴 밀까 당직출마 의원들 고심

한나라당 원내총무,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지역출신 의원들이 당권주자로 누구를 미느냐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지역 정서상 대구 출신 강재섭 의원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신의 선거를 생각하면 생각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대의원을 상대로 하는 다른 선거와 달리 자신의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지구당위원장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강 의원만 지지할 경우 다른 주자 지지파들의 표는 기대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강 의원과 밀접한 관계에 있던 몇몇 의원들조차 강 의원 캠프와 표면적으로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강 의원 선거에 등을 돌리거나 다른 당권 주자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지역에서 원내총무, 정책위의장에 도전장을 내민 의원은 4명. 김만제(정책위), 안택수(총무), 임인배(총무), 주진우(정책위)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모두다 강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박창달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이들을 비난하면서 이들과 강 의원 문제가 불거졌다.

박 의원은 지난 5일 열린 자신의 후원회에서 "대구. 경북에서 너도나도 정책위의장, 원내총무를 하겠다고 나서면 대표 경선 전략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 발언은 특히 강 의원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과 임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다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 말하는데 대꾸할 필요가 있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오는 17, 18일 대구를 방문해 시의원, 구청장 들과 모임을 갖는 것도 모두 강 의원 선거를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강 의원 캠프에서는 김 의원이 정책위의장 선거에 매달려 강 의원 선거를 등한시한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서청원 의원과의 관계 때문에도 고민에 빠진 케이스다.

국회 한민족통일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임 의원은 이 모임 고문인 강 의원과 서 의원 둘 다 무척 가까운 사이다.

임 의원은 그래서 양측 캠프로부터 공히 '자기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임 의원측은 "이런 입장 때문에 아무래도 부동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지역대표인 운영위원 출마를 포기하고 총무 경선으로 돌아선 안택수 의원의 입장선회 배경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안 의원이 총무로 돌아선 것은 강 의원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강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자신은 당연히 총무직을 포기해야 하지만 강 의원이 대표가 될 가능성이 적다고 하는데 총무직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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