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송나라 때 어떤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뛰어오다가 밭 한가운데 곡식 그루터기에 부딪히며 죽는 것을 보았다.
토끼 한 마리를 공짜로 얻은 농부는 농사일보다 토끼 잡는 것이 더 수지 맞겠다고 생각하고 그 길로 농사일을 팽개치고 매일 밭둑에 앉아 그루터기를 쳐다보며 토끼가 와서 부딪히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농사는 농사대로 망치고 말았다.
이런 사람을 일컬어 우리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고 하거나, 융통성이 없다고 말한다.
융통성이 모자란다는 것은 생각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생각의 종류가 단조롭거나, 단일하거나, 혹은 폭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융통성은 유창성과 더불어 창의력의 중요한 요소에 속한다.
지난주 아이에게 물어보았던 벽돌의 이용 방법을 다시 한번 물어보자. 지난 주 철수는 집 짓기, 학교 짓기, 아파트 짓기, 교회 짓기, 담장 만들기, 꽃밭 울타리 꾸미기 등 여섯 가지로 대답해 유창성 지수가 6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이는 집짓기, 실내장식, 꽃밭 울타리, 망치, 화분 받침, 책꽂이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영이의 유창성 지수도 역시 6이다.
그러나, 철수의 아이디어 여섯 가지중 다섯 가지는 전부 건축 종류이고, 꽃밭 한 가지만 다른 종류이다.
종류가 두 가지이기 때문에 융통성 지수는 2가 된다.
그러나, 영이의 아이디어 여섯 가지는 종류가 각각 다르다.
따라서 융통성 지수는 6이 된다.
유창성 지수는 두 아이가 똑같지만, 융통성 지수는 영이가 세 배나 높다.
융통성이 있는 사람은 발상의 전환이 빠르다.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우며 사고의 유연성이 높다.
늘 다니던 길로 다니거나, 고정된 시각을 지니고 있거나, 편협되거나 하지 않는다.
융통성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문화나 생활에 잘 적응한다.
융통성을 길러주기 위해 아이들에게 대상에 대한 주시점(注視點)을 다양하게 바꾸어보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연필을 관찰한다면 세워서, 거꾸로, 눕혀서, 굴리면서, 눈높이와 일직선으로, 부러뜨려서 등 주시점을 다양하게 바꾸어서 관찰하는 훈련과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물이나 현상을 속성별로 생각하도록 가르쳐줘야 한다.
장미꽃을 관찰할 때, 모양, 크기, 색깔, 냄새, 구조, 촉감, 맛 등 여러 가지 속성에 따라 관찰해보게 훈련한다.
또한 두 가지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관련지어 생각해보도록 하자. 시간과 돈을 관련지어 '시간은 돈이다', '시간 절약' 등과 같은 비유를 생각해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학습이나 가르침을 통해 아이들의 융통성은 활발해지고 창의력도 길러질 수 있다.
이동원(대구시 교육청 초등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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