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25 종전 50주년을 맞았으나 탈북 입국의 성격이 '피난'에서 '보다 나은 삶의 여건을 찾으려는 이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10여년 전 시작된 북한 탈출 입국이 매년 2배씩 증가하고 갈수록 청소년 등 노약자 비중이 높아져 남한 사회의 부담 증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4일 대구 삼덕교회에서 열린 관련 세미나에서 통일부 정착지원과 윤승일 사무관은 "탈북 입국자 중 249명이 사망하고 3천385명이 국내에 살고 있으나 입국자는 1998년 이후 매년 2배 가량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입국자는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에만도 올해 중 70여명이 추가로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 탈북 입국자 중에는 여성.청소년.노년층 비율의 급증세를 보여, 1990년대에 10% 미만이던 여성은 1999년 39.2%, 2000년 42.3%, 2001년 49.6%, 작년 54%로 높아져 남성보다 많아졌고, 유아.청소년.노령자 비중도 최근엔 30%대까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한국정치발전연구원 윤여상 책임연구위원도 "1999년 5명에 불과하던 무연고 청소년 탈북자가 작년엔 8월까지만도 38명으로 급증했다"면서, "이런 현상때문에 여성 탈북자의 사회 부적응 문제, 청소년.노년층의 학교생활 및 육아 문제, 노인문제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또 "최근 입국자들에게서는 출신계급.직업 등의 분포가 고르게 나타나는 등 식량난을 피해 왔던 과거와 달리 보다 나은 삶의 여건을 찾아 입국하는 '이주'의 성격이 강해져 남한 사회에서의 차별감 및 상대적 박탈감이 깊어지는 등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작년 말 연세대 의학팀이 조사한 결과 탈북자들은 삶의 질(5점 만점)에선 남한(3.3)이 북한(3)보다 낫다고 응답했지만 자신의 경제력 만족도에선 북한(2.5점)이 남한(1.8)보다 낫다고 응답하기도 했다는 것.
대구 북한이주민지원센터 허영철 실장은 "입국 후 5년간 기초생활 보장자로 지정돼 받던 월50만원의 국가 보조가 끊기고 나면 그런 박탈감이 더 커진다"고 했고, 대구 정착자 대상 조사에서는 44%가 북한으로 되돌아 가고 싶다고 응답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윤여상 위원은 "탈북자를 초기 지원하는 '하나원'만으로는 정부 부담이 너무 커 지역별 지원 창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24일 세미나는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탈북자 지원 전문 민간기관인 '북한 이주민 지원센터'(비산5동)가 문을 연 것을 기념해 열렸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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