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원하든 원치 않든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산업사회는 공업사회로 농경사회와는 달리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을 위해 획일적 가치와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
이 때까지도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까지의 교육이 평생의 능력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식정보사회는 농경사회와는 물론 산업사회와도 전혀 다른 사회다.
창의성과 자주적인 판단력, 인터넷 등 다양한 정보매체를 이용해 일과 생활 현장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지식과 정보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누가 특정한 지식을 더 많이 아느냐가 중요하지 않게 돼 버린 느낌마저 없지 않다.
특정한 지식에 매이면 되레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평생 필요한 때 필요한 교육을 받지 않으면 밀리게 되는 이른바 '평생학습사회'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런 변화에 따른 새로운 비전을 갖고 있는가.
▲우리나라 고졸 이상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에 따르면 25~29세 연령층의 중등교육 이수 비율이 95%로 가장 높은 반면, 35세 이상 성인 중 평생교육에 참여하는 비율은 2.87%에 불과하다.
일본(2.17%).멕시코(2.78%)와는 비슷하지만 영국(23.86%).오스트레일리아(20.98%).미국(16.43%).캐나다(11.99%) 등과는 차이가 너무나 크다.
▲이 조사가 말하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정규교육 과정만 하고 난 뒤 재교육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실제 교육부의 예산 가운데 평생교육 예산 비율은 고작 0.038%(92억원)에 지나지 않아 영국(29%).미국(10.5%).일본(6.1%) 등과는 비교하기조차 민망스러울 정도다.
더구나 그 재교육의 기회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보다는 대부분이 직장에 의해 이뤄지므로 직장을 갖지 못한 경우, 특히 저학력자들에게는 그 기회와도 거리가 아득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재충전을 위한 평생교육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교육 정책이 갈팡질팡 우왕좌왕해 고려 때의 사학(私學)과 조선조의 서원(書院) 융성이 일궈냈던 학문 발전과 인재 양성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까지 나온 바 있지만, 다소 과장됐다 하더라도 자성해야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조선조의 유학자 남명 조식(南冥 曺植)은 당시 학문 분야를 다양화, 실제에 쓰일 수 있는 평생교육으로 인재 교육에 나서 국가를 누란의 위기에서 구했다는 교훈도 새삼 떠올려보게 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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