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對北송금 '새 특검법안' 제출

한나라당은 대북송금사건 추가 수사를 위한 새로운 특검법을 25일 국회에 제출하고 빠르면 오는 30일, 늦어도 다음달 1일엔 국회 본회의에 상정, 처리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법안제정 소위가 마련한 새 특검법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비밀송금 의혹사건 및 비자금 비리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확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수사대상에 현대그룹 비자금과 공적자금 전반으로의 수사 확대는 삭제키로 했다. 이해구 대북송금진상규명특위 위원장은 "이 부분을 수사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당초 방침이었으나 대여협상과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렇게 결정했다고"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또 특별검사 임명권을 대통령이 아닌 국회의장에게 부여하려던 방침도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따라 기존 특검법대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필요성이 제기돼도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마땅한 대응방안이 없는 현실을 감안, 수사기간 연장은 대통령 '승인사항'에서 특검의 '보고사항'으로 개정, 특검에 전권을 주기로 했다.

한편 당초 120일에 이어 1차 30일, 2차 20일까지 연장키로 했던 수사기간은 70일, 30일, 20일 또는 90일과 30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이날 오후까지 확정키로 했다.

◈ 민주당 "결사저지"천명...파란 예상

한나라당은 25일 기존 특검법보다 대폭 강화된 내용의 새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에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 특검법은 수사기간 연장에 대한 판단을 특검에 일임, 법리적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민주당이 국회 통과 결사 저지를 밝히고 있어 본회의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새 특검법은 수사대상과 수사기간 모두 대폭 강화됐다. 우선 수사대상의 경우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150억원 수수의혹을 포함한 유사한 비리 의혹'으로 확대됐다. 따라서 특검 수사의 진행상황에 따라 수사대상은 얼마든지 넓어질 수 있게 됐다.

수사기간은 당초 1차 120일에 이어 각각 30일과 20일씩 2차례 연장이 가능토록 했으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빌미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70일, 30일, 20일로 기존 특검법과 같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연장 권한을 대통령이 아니라 특검에게 맡긴 것이다. 기존 특검법에서 기간연장은 대통령 승인사항이었으나 새 특검법은 특검의 보고사항으로 바뀌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 연장 거부와 같은 정치적 판단의 개입 여지를 없애 버린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수사기간에 대한 특검의 권한을 아무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시절 6년이나 특검이 진행되었던 것처럼 특검 수사가 불필요하게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검 임명권을 국회의장에게 부여하려던 방침도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많아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종전대로 대통령이 임명토록 후퇴했다.

또 현대그룹 비자금과 공적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 확대는 제외했다. 이해구 대북송금진상규명특위 위원장은 이부분을 수사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당초 방침이었으나 대여협상과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결국 한나라당이 마련한 새 특겁법 최종안은 당초 방침보다는 다소 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위헌소지가 있는데다 강경한 내용으로 일관할 경우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대통령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내용의 특검법은 미완으로 끝난 대북송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인 만큼 민주당이 반대하더라도 단독처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해구 위원장은 "민주당이 새 특검법 처리에 반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회 심의과정을 지켜본 뒤 여야 합의가 안되면 표결로 갈 수 있다" 말했다.

이규택 총무도 "늦어도 7월1일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새 특검법과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 국정조사요구서를 통과시키겠다" 밝혔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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