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여름철 최고의 별미는 냉면. 냉면은 19세기 '동국세시기'에도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오래된 음식 중 하나다.
그러나 무심코 함께 넣어 먹는 겨자와 달걀에도 영양학과 다른 많은 과학이 숨어 있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냉면속의 과학여행을 떠나본다.
(도움말=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 이인선 소장)
△왜 식초와 겨자를 곁들이나=녹말이나 육류 등을 섭취하면 대사과정에서 피로의 원인이 되는 젖산(lactic acid)이 생기는데 식초는 이 젖산을 분해시켜준다.
식초는 위생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장균이 생기기 쉬운 냉면 육수에 식초를 넣으면 산성상태가 되고 이렇게 되면 대장균 번식을 억제한다.
겨자도 유해성 세균에 대한 살균효과가 있고 특히 소화력을 도와주는 기능도 한다.
△냉면의 주성분인 메밀의 효과=메밀은 쌀이나 밀가루 등 다른 곡류보다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라이신 등이 풍부하다.
메밀에는 '리파아제'라는 지방분해 효소가 들어있어 다이어트용 음식으로도 적합하다.
특히 카레라이스 한끼가 790㎉인데 비해 물냉면은 450㎉로 칼로리가 낮다.
한의학에서는 메밀의 차가운 성질 때문에 소양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여긴다.
△왜 달걀과 고기를 넣나=메밀은 주로 탄수화물이다.
단백질과 여러 미량원소의 공급을 위해서는 완전식품으로 알려진 달걀과 편육을 넣어 영양가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 비타민을 공급하기 위해 오이나 배 등 채소와 과일을 곁들이기도 한다.
냉면 한그릇 안에 5대 영양소가 고루 들어가 궁합이 맞게 음식재료들을 배합한 결과다.
△비빔냉면의 과학=영양적으로는 물냉면과 비슷하나 첨가되는 양념에 의해 칼로리는 다소 높다.
비빔냉면에 쓰이는 매운 고추의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은 위를 자극하여 체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식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캡사이신은 체내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시키기도 한다.
△동치미국물 및 열무김치=동치미는 젖산균에 의한 발효식품이어서 산뜻한 신맛을 제공하는 유기산을 생산한다.
또 항균성물질을 같이 생산하기 때문에 식중독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이들을 이용한 퓨전냉면은 유산균과 비타민, 무기질의 섭취를 증가시켜줘 새로운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식품이다.
△따뜻한 육수를 내는 이유=냉면은 메밀이라는 찬 성질의 식물로 만들고 또 얼음을 넣어 먹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위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먼저 따뜻한 국물로 속을 달래는 것이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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