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퇴계학회 국제학술대회 "영농·치산이재 사상 재조명 필요"

한·중·일 연구자들 참석 열띤 토론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이동순·한국학부)는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회장 김광순)와 함께 11일 영남대 국제관 3층 그랜드홀에서 '21세기 문·사·철(文史哲)이 본 퇴계학 연구'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문학과 역사학, 그리고 철학의 세 관점에서 퇴계학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국제학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의 퇴계학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 '유교문화'라는 공통분모로 연결된 동북아 3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퇴계학 연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특히 이수건(69) 영남대 명예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퇴계의 생애와 학문 및 정치사회적 활동을 바르게 고찰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사회상과 성리학의 보급과정 및 사림(士林)의 성장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16세기 중엽 사림정권의 성립시기에 퇴계의 정치사회적 기능과 경세(經世)적 측면에 초점을 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 역사상 당대의 사관(史官)으로부터 그렇게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인물은 퇴계밖에 없었다"면서 "이러한 위상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재음미해 볼 때 퇴계는 신진사류의 영수로 사림정권의 확립을 위해 보다 차원 높은 경륜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또 "훈구 세력을 압도할 사림파 중심의 도통(道統) 확립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사림의 일차적 기반인 향촌사회를 사림 주도 하에 두는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정지작업을 주도면밀하게 진행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퇴계의 사회사상 가운데 가장 특기할 만한 것은 규모있는 영농과 치산이재(治産理財)"라며 "이기심성학(理氣心性學)을 중심으로 한 사변적 성리학과 더불어 경세적·실용적 기능으로서의 퇴계학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본 북규슈시립대 에비 다키시(海老田輝巳) 교수의 '이퇴계의 응용윤리사상의 현재적 의의', 계명대 홍원식 교수의 '퇴계 삼학과 심경부주', 숙명여대 이정화 교수의 '퇴계의 삶과 시의 변이 과정에 대하여', 한국국학진흥원 설석규 연구원의 '퇴계학 연구방법론의 도학적 모색', 중국 산둥대 천얜(陳炎) 교수의 '퇴계사상 속의 내재적 모순' 등의 발제로 진행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영남대 홍우흠 교수(한문교육과)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국국학진흥원 심우영 원장을 비롯해 이남형(서울대), 윤사순(고려대), 권오경(부산외대), 유탁일(부산대), 김종철(대구한의대), 김혈조(영남대), 황위주(경북대), 박영호(경북대), 안대회(영남대), 조춘호(대구한의대), 신태수(포항공대), 박승희(영남대) 교수 등 퇴계학 관련학자들이 열띤 종합토론을 벌였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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