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연구'개발) 투자도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전략산업기획단이 2003년도 R&D 사업을 분석한 결과, 서울'경기'대전 세 지역이 전체 정부 투자액의 74%를 차지했다고 한다. 반면 대구'경북의 정부 R&D 투자 비중은 각각 2.3%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참여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은 폐기됐다고 봐야 한다.
정부 R&D 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민간 R&D 투자도 수도권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도 돈을 따라 수도권으로 떠나고 비수도권 기업까지 수도권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 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수도권에 첨단 공장 신'증설 허용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뛰어난 인프라와 우수 인력을 갖춘 수도권에 정부와 민간 투자까지 집중되는 터에 비수도권에 공장을 세울 리 만무하다.
정부 정책 입안자와 수도권 언론은 일본의 도쿄, 중국의 상하이와 겨루려면 수도권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경련도 산업 용지 가격이 경쟁국에 비해 훨씬 비싸고 대규모 공장 설립 인'허가에 장기간이 소요돼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며 수도권에 대한 규제 개선을 요구했다.
이러한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것은 동북아 지도만 펴 놓고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좁은 국토는 남북으로 분단돼 있다. KTX를 이용하면 두세 시간 만에 주요 도시에 닿는 좁은 땅이다. 비수도권에는 값싼 땅이 널려 있다. 땅값이 비싸고 교통 체증으로 물류 비용이 과다한 수도권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지금 비수도권은 돈과 사람이 떠나 버려 성장 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비수도권을 이렇게 차별할 바에야 '균형 발전' 구호를 접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해체를 선언하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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