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태양으로 중심점을 옮기고 태양 위에 올라서서 태양계를 보는 것이 코페르니쿠스 혁명의 핵심입니다. 세계와 역사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패권국과 패권체제에 올라서서 부릅뜬 눈으로 역사와 세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위즈덤하우스 펴냄)의 저자 배기찬(43'세종리더십개발원 소장)씨는 "우리가 2천 년간 강대국들의 이전투구의 장이었던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 중심의 좁은 시야가 아니라, 패권국의 어깨 위에서 한반도의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20여 년간 '통일된 새로운 나라'라는 화두를 가지고 국내외 연구소와 현장에서 얻은 고민과 경험의 결과물인 이 책에서 우리의 역사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주변 패권국들의 전쟁과 의도에 따라 좌우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한다.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군림해온 중국이 대표적인 대륙세력이고, 호시탐탐 대륙진출을 노리며 도발해온 일본은 해양세력이며,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미국이라는 새로운 패권국이 생겨나 한반도의 정치'경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패권국에 의해 좌우된 치욕의 악순환을 끊고, 코리아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2천 년간 반복되어 온 역사의 메커니즘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코리아가 강력한 힘을 가진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 통일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한 확고한 중심을 가진 유연한 외교 정책의 원칙을 제시한다.
"2005년은 우리나라가 강제로 일제의 보호국이 된 지 100년, 해방된 지 60년, 한일간 국교가 정상화된 지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치욕의 순간으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역사는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냉철한 자기인식과 치밀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한국 중심이 아니라, 패권국의 어깨 위에서 역사를 바라볼 것은 거듭 제안한다.
"지나간 역사를 통해 2천 년간 반복되어 온 흥망의 역사적 원인과 메커니즘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코리아만의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저자는 여기서 '코리아'란 우리 겨레 5천 년 역사에 등장한 여러 나라를 통칭하는 용어라고 했다.
그는 20세기 문턱을 넘은 우리 민족은 다시 흥망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한다. 지난 40년간 이룩한 비약적인 발전이 코리아가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었지만, 북한의 존재가 망국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20~30년 후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과 대등해지는 시점이 오면 한반도의 패권구도는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이 기간 내에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지 못하면 코리아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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