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는 지금-중국의 교육열

한국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열 못지 않은 것이 바로 중국의 교육열이다. 중국정부의 산아제한정책으로 자녀를 한 명만 키우는 핵가족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녀에게 투자하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서로가 경쟁적으로 자녀 교육비를 투자하다 보니 결국 자녀의 미래는 아이의 실력보다는 부모의 경제력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지경이다. 특히 자식을 명문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열망은 어마어마한 금액의 기부금까지 꺼리지 않고 내놓도록 만든다. 성적이 떨어지는 자녀를 명문 사립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부모가 내놓는 기여금은 대략 5만 원(한국돈으로 650만 원)이상. 이 돈은 도시 월급근로자의 3년치 연봉을 훨씬 넘어서는 큰 금액이지만 중국의 학부모들은 돈을 얼마를 내든 자녀가 명문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를 희망할 뿐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드는 엄청난 사교육비는 별도다. 학생들은 일반 교과 보충수업을 비롯해 올림픽 수학과외반, 어문작문반, 영어과외반 등 각종 입시 준비 과외를 받는다. 이 모든 과외 수업은 명문 사립중학교 입학을 위한 것들이다. 또 학부모들은 사립학교에 입학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외국어 학교나 예체능 학교 등에 응시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다양한 명예증서와 영어 등급증명서를 따도록 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올해 초 '중학교 실험반'이 개설하는데에는 120명 정원에 수천 명의 입학 신청자가 몰려와 서류 접수를 위한 대기 번호표를 나눠줘야 할 정도였다.

중국의 아이들에게 이미 '동심'이란 것은 멀리 사라지고 높아진 안경도수와 각종 과외와 보충수업에 찌든 피곤한 얼굴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과목당 수업료가 도시 월급자의 3분의 1수준을 넘어서는 비싼 사교육비에다 기부금 문화까지 가세하면서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에게는 머나먼 꿈일 뿐이다.

유경희(북경 회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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