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연염색 체험 이렇게

천연염색 체험을 어떻게 학습으로 발전시켜야 할까? 천연염색 체험은 대개 모든 재료가 준비된 상황에서 염색을 하고 말리는 과정까지만 진행된다. 시간 편의를 위해서 간단한 체험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학습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천염염색 체험의 모든 단계를 체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전시장에서 염색되어 있는 천이나 옷을 통해 신비한 염색의 세계로 들어간다. 쪽이라는 식물로 염색한 파란색 옷감을 만나면 아이들은 예쁜 색깔에 감탄을 한다. 파란색도 명도가 다 다르게 옅은 파란색에서 짙은 파란색에 이르기까지 색감이 다양하다. 명도 조절은 염색을 한 번 혹은 여러 번 해서 얻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수많은 제품들을 통해 색의 종류에 대해 배우고 어떤 제품에 어떤 색이 좋은지 알게 된다.

우리나라의 천연염색은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동·서·남·북·중앙이라는 다섯 가지 방위에 다섯 가지 색깔의 의미가 있다. 기본적인 오방색의 의미를 이해하면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좌청룡·우백호·남주작·북현무에 채색된 색의 의미를 알게 된다. 왕이나 황제가 노란색 옷을 입는 이유가 중앙을 상징하기 때문이란 것도 깨닫게 된다.

전시된 제품들 중에서 간단하게 체험을 할 수 있는 소재를 고른다. 예를 들어 치자물을 들인 가을 스카프를 만들어 본다고 하자. 우선 치자를 준비하고 매염제인 명반과 스카프를 구입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치자를 직접 채취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살 수 있다. 염색 과정은 하나씩 사진으로 촬영을 한다. 치자를 큰 그릇에 담아 끓이는 과정과 한 스푼의 명반을 넣고 끓인 물에다 스카프를 담그는 방법 하나하나를 촬영한다. 물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리는 과정이 더 복잡하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말리는 방법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체험이 끝나면 보고서나 자료집 같은 것을 만든다. 천연염색이란 무엇이며 식물·동물·광물 등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자연물이 어떤 색깔을 내는지에 대한 기본 정보와 특징들을 정리한다. 천연염색은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효과와 효능에 대해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기본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체험한 내용을 사진설명과 함께 정리하면 하나의 보고서가 완성된다. 모든 과정을 한 명이 담당하기엔 힘들기 때문에 모둠을 만들고 역할을 나누어 정리한 뒤 소감란을 만들어 각자의 소감을 기록하면 전체가 만든 자료집이면서 개인 자료집의 의미도 가질 수 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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