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버스토리] "스포츠, 어릴때 배울수록 좋아"

대구교대 스포츠반 박정화 교수

"스포츠는 어릴 때부터 배울수록 좋지요. 운동을 시작한 동기가 무엇이든 단순히 땀 흘리는 이상의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오후 대구교대 실내 체육관에서 만난 박정화 교수는 산뜻한 체육복 차림이었다. 희끗희끗한 반백의 박 교수는 농구 전공자답게 훤칠한 키로 휘적 휘적 코트를 걸어다녔다. 지난 해 9월 '교대 어린이 스포츠 반'의 문을 연지 10개월째. 대학 교수님이 어린이 체육 지도자로 나선 이유가 궁금했다.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실내 체육관을 갖춘 곳도 별로 없을 뿐더러 제대로 된 지도자를 만나기도 어렵죠. 반면 유소년 스포츠에 대한 학부모들의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뭔가 시범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소년 스포츠를 사설 학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대학이나 교육청 등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체육관이나 강사 등의 자원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면에서 대구는 서울에 비해 많이 늦은 편이라고 아쉬워했다. 수강료를 월 3만 원으로 정한 것도 이런 '붐'을 돕기 위해서다.

이 곳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 가운데 전문 농구선수로 키우고 싶어하는 이는 거의 없다. 공부에 방해를 받지 않는 선에서 운동도 빠지지 않는 아이로 키우려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박 교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어릴 때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놓지 않으면 고등학교 때 고생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세요. 하지만 운동의 효과는 그렇게 멀리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농구처럼 여럿이 하는 운동은 사회성을 길러준다. 혼자 크는 아이들이 많은 요즘 운동을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친구가 멋진 슛을 넣으면 엉덩이를 쳐 주면서 격려하라고 시켜요. 실패하면 등을 두드려주면서 '괜찮다'고 용기를 주라고 가르칩니다. 나 혼자 잘해서는 승리할 수 없는 것이 스포츠니까요."

박 교수가 2학기부터 무용 과목을 개설하고 싶은 것도 이런 이유다. 그는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산만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용치료에 관심을 두고 있다. "농구를 하면 정말 키가 커지는가에 대한 논문을 준비중"이라며 "이 중에서 국가대표선수가 나올지 누가 알겠느냐."고 싱긋 웃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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