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8 대학입시] 정시 지원전략…꼼꼼한 분석이 합격 지름길

▲ 2008학년도 정시모집은 등급제 수능으로 치러지는 첫 입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들이 예상된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전형요소를 잘 파악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본사 주최 입시설명회 모습.
▲ 2008학년도 정시모집은 등급제 수능으로 치러지는 첫 입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들이 예상된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전형요소를 잘 파악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본사 주최 입시설명회 모습.

수능 성적이 발표됐다. 예정보다 5일이나 일찍 성적표를 받은 수험생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자신의 영역별 등급만 나와 있는 성적표로는 어떻게 지원 전략을 짜야 할지 답답하다. 한두 영역에서 예상보다 낮은 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일찌감치 재수를 선택할까 하는 마음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입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따라 천양지차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지원가능 대학의 범위를 알아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올해는 원서 접수 마감까지 시간 여유가 있으므로 자신의 전형요소별 강약과 대학별 전형방법을 면밀히 비교, 분석해 지원 대학의 범위를 좁히고 전형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2008학년도 정시모집 특징

199개 대학에서 전체 모집 정원의 47.6%인 18만 72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인원이 늘면서 전년도에 비해 7천253명이 줄어들었다. 수시 합격자의 등록 여부에 따라 대학, 학과별로 실제 모집 인원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모집군별로는 가군과 나군에서 각각 6만 6천여 명을 선발하는 데 비해 다군은 4만 7천329명으로 적다.

정시모집에서 활용되는 전형요소는 학생부와 수능, 대학별 고사인데 수능 성적의 비중이 가장 크다. 수능은 영역별 등급만 제공되지만 대학들이 자체 환산 방법을 통해 다양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높아졌는데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영향력이 대단히 클 전망이다.

수능과 내신 등급제로 떨어진 변별력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늘고 비중도 커졌다. 논술고사는 인문계열에서 44개 대학이, 자연계열에서 37개 대학이 실시한다. 반영비율은 5~20%로 늘었다.

◆ 전형요소별 실질적인 영향력

정시 주요 대학들의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은 수능이 가장 높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수도권 7개 사립대의 전형요소별 평균 실질반영비율은 수능이 74.3%로 가장 높고, 학생부 22.2%, 논술 3.5%로 나타났다. 학생부의 비중은 상위 등급에서의 점수 차가 적기 때문에 실제로는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전국 48개 대학들의 실질반영비율 평균(인문계)은 학생부 32%, 수능 58%, 대학별 고사 10%로 역시 수능 비중이 가장 컸다. 마찬가지로 학생부 비중은 상위 등급에서 크게 줄어든다.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를 보면 고려대의 경우 1등급과 2등급은 0.4점, 2등급과 3등급은 0.6점, 3등급과 4등급은 1.2점 등으로 아래로 갈수록 커져 6등급부터는 등급 간 점수 차가 5점이다. 연세대는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0.5점이고 그 아래에서는 1~4점까지 늘어난다.

수능의 경우 등급만 주어지지만 영역별·과목별로 9등급을 점수화하여 조합하면 상당한 변별력을 가지게 된다. 대학들은 수능의 영역별 등급에 점수를 차등 부여해 변별력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정시 정원의 50% 정도를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수능 우선 선발제도를 도입한 것도 수능의 이 같은 변별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논술과 심층면접 등 대학별 고사는 전형의 마지막 단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반영률이 한층 높다. 올해는 대부분 대학들이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단계별 지원 전략

① 자신의 전형요소를 분석하라=지금까지 가채점 결과를 갖고 따졌던 자신의 전형요소별 강점과 약점을 실제 수능 성적표를 토대로 분석하는 것이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첫 단계다. 수능 성적과 학생부 성적, 대학별 고사 실력 등이 분석 대상이다.

일단 정시에서 가장 중요한 수능 성적 분석을 최대한 철저히 해야 한다. 자신의 영역별 등급만 아는 상황이라고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자신의 평균 성적에 비해 등급이 잘 나온 영역과 못 나온 영역은 무엇인지, 비슷한 점수대의 친구들과 비교해 어떤 영역에서 잘하고 못했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학생부 성적은 아무리 실질반영비율이 크지 않다고 해도 같은 학과에 지원하는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들 사이에는 변별력을 가진다. 자신의 평소 모의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을 비교하고, 비슷한 수능 성적대의 내신 등급 등을 추정해 자신의 유·불리를 판단해야 한다. 대학별 고사는 마지막 단계에서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수능이나 내신에서 거의 동점에 가깝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자신의 준비 정도와 객관적 실력을 점검한 뒤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② 대학별 전형 방법을 꼼꼼하게 확인하라=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생부와 수능 성적으로 전형을 실시하고 일부 대학에서 대학별 고사를 시행한다. 대학마다 학생부와 수능 반영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대학, 학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숱한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수능은 대학의 모집단위에 따라 반영비율과 가중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대학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개인별 차이가 엄청날 수도 있다. 단순히 검토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형요강 한 줄 한 줄을 꼼꼼히 짚어가며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

③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하라=정시모집에서는 전체 대학 모집 정원의 절반을 뽑지만 지원할 대학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전형요소를 분석하고, 대학별 전형방법을 따지는 것도 불투명한 합격 가능성을 조금씩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지원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변수들이 생길 수 있다. 모두 예견하기는 어렵지만 가급적 많은 통로로 정보를 찾고 대비하면 의외의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예컨대 학과에 따라 해마다 경쟁률이 널뛰기를 하기도 하고, 경쟁률이 높거나 낮은 상황이 몇 년째 계속되기도 한다. 합격자 연쇄이동으로 추가모집이 몇 차례나 생기는 학과가 있는가 하면 한두 명에 그치는 곳도 있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의학전문대학원 강세, 모집 규모와 인기가 조금씩 줄어드는 사범계열 등 외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지원 경향이 달라지는 학과도 있으므로 살펴야 한다.

이런 변수들은 진학지도에 경험이 많은 학교 선생님이나 고교 선배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을 찾아 상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무턱대고 많은 곳에서 상담한다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각기 다른 정보에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은 유의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④ 재수는 마지막에 결정하라=올해는 등급제 수능 첫 해여서 수험생들의 정신적 충격이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한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오르거나 내리는 상황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등급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한두 영역에서 기대만큼의 등급을 받지 못했을 경우 낙담해 일찌감치 포기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설령 재수를 하게 되더라도 정시모집 전형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년 입시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별 고사를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라면 끝까지 준비해 반드시 참가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마지막 단계인 대학별 고사에서 당락이 바뀔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올해도 재수생이 수능에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재수를 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전년과 마찬가지거나 나쁜 결과를 거둘 확률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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