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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본 한국여성…성 격차지수 세계 9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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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국민소득, 외환보유고 등 국가 경제력은 이미 세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성의 지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강요되면서 돌봄과 가사노동이 오롯이 여성의 몫으로만 남아 있고 여전히 '여성'이란 성역할이 사회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100년을 맞아 세계가 평가한 한국 여성의 지위와 현실을 수치로 알아봤다.

매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정치·경제 분야 등 국가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여성의 참여 정도를 지표화한 여성권한척도(GEM)와 세계경제포럼(WEF)이 2006년부터 책정한 성 격차지수(GGI)에서 한국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여성의 경제참여와 기회부여 정도, 교육 성취도, 정치권한 등을 조사한 성 격차지수에서 한국은 2006년 115개국 중 92위, 지난해엔 128개국 중 97위를 기록했다. 1995년부터 유엔개발계획이 책정하기 시작한 여성권한척도 역시 한국은 12년째 최하위권이다. 특히 남녀의 소득격차와 입법, 고위임직원 및 관리직의 여성비율, 국회 여성의석 비율 등을 중시하는 여성권한척도는 돌봄과 가사 노동의 현실에 묶인 한국 여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실시하는 각종 연구결과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성노동자의 67.7%가 비정규직이며 42%가 저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동자 중 저임금노동자(고임금과 저임금의 평균으로 산출한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자) 남성비율은 12.7%인 반면 여성비율은 44.3%로 극명하게 대비됐다. 특히 일용직여성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85.4%로 나타났고 50대 이상 여성 절반 이상이 저임금 노동자로 확인됐다. 비정규직 여성의 임금도 정규직 남성의 시간당 임금(1만850원)의 52.2%에 그쳤다. 임금순위 역시 정규직 남성, 비정규직 남성, 정규직 여성, 비정규직 여성 순이었다.

노동연령별 고용형태는 남성 30, 40대 정규직이 정점에 달하는 것과 달리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은 30, 40대에 비정규직이 급격히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남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41.4%인 반면 기혼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75.6%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그나마 용이한 공무원 역시 고위직에선 여성 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중앙부처 직급별 여성공무원 현황'에 따르면 51개 중앙행정기관에 채용된 여성공무원 비율은 22.8%로, 직급별로 6급 이하가 26.2%, 5급 이상이 9.4%로 집계됐다. 5급 이상 관리직은 5급 12.1%, 4급 5.3%, 3급 4.0%으로 각각 나타났다. 행정자치부 자료에서도 일반직 여성공무원은 7급 34.1%, 6급 11.3%, 5급 4.4%, 4급 4.0%였으며, 3급과 2급은 각각 1.8%, 1.6%로 매우 낮았고, 1급은 한명도 없었다.

반대로 별정직 공무원은 5급 이상의 여성비율이 16.4%, 6급 이하 60.4%로 하위직에 여성이 집중됐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5급 이상 여성관리자가 한명도 없는 곳이 부산 서구를 비롯, 전국에서 29곳이나 됐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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