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측 "기자회견 계획없다"

측근 "親朴 의원 지원유세 통해 활동 재개" 전망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란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의원들에게 누누이 당부했던 말이다. 당 공천을 받지는 못했지만 출마해서 당선돼서 돌아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당에 잔류하면서 이들의 생환을 도와주기로 한 것일까.

'영남권 대학살'이후 탈락한 '친박 의원들을 모두 불러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일일이 위로하기도 했던 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수도권의 막바지 공천에서 핵심측근인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갑)은 살아 남았지만 이경재 의원(인천 서구·강화을)이 탈락하자 다시 할 말을 잃었다.

며칠째 박 전 대표는 앞으로의 행보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입장정리가 끝나는 대로 기자회견을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돌았다. 이에 대해 이정현 전 공보특보는 "아직까지 특별한 것이 없으며 기자회견 계획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 특별히 (기자회견 등)할 것이 없다"면서 "박 전 대표가 칩거하는 것도 무언의 행동 아니냐"고 덧붙였다. 유정복 비서실장도 "박 전 대표가 여러가지 말을 다 듣고 있지만 아직은 아무런 언급이 없다"면서 "입장을 정리, 발표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주 후보등록과 더불어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의 침묵과 칩거도 계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박 전 대표 측의 입장은 계파 좌장인 김무성 전 최고위원이 공천을 받지못하는 등 큰 타격을 받았지만 이것으로는 당을 떠날 명분이 충분하지는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누구보다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로서는 '명분없이' 당을 떠날 수 없기 때문에 당 잔류를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당을 떠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표적공천'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선거유세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친박 의원들에 대한 지원유세를 통해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공천탈락한 한 지역의원은 "살아서 돌아오라고 한 이상 박 전 대표가 '친박 연대'로 출마한 의원들을 당선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어떤 형태로든 표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발표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