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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추진 옥산서원에 웬 흉물"…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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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옥산서원 마을 인근 상공 송전선로 계획

경북도와 경주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경주 안강읍 옥산1리 마을 상공에 한전이 송전탑과 함께 남북을 가로지르는 배전선 설치계획을 수립,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한전 대구전력관리처는 18일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포항 신광변전소에서 경주 천북으로 연결되는 32km 구간에 송전선로를 가설키로 하고 사업승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천북지역 공단에 공장이 신설되고 인근에 전력수요가 급증한 것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송전선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 옥산1리 마을 상공을 1.5km 정도 가로질러 가기로 돼 있어 "한전의 문화재 인식이 0점"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옥산리 마을 주민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외국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을 때 마을 양쪽 산에 송전탑이 우뚝 서 있고 그 중간에 배전선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겠느냐"며 "한전이 참으로 어이없고, 한심스런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물만 145점이 지정되어 있는 이 마을에는 신라고찰인 국보 제40호 정혜사지 13층석탑, 천연기념물 115호인 중국 주엽나무(수령 500여년), 회재 이언적 선생이 머문 보물 제143호 독락당(獨樂堂), 옥산서원 등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하고, 공개되지 않은 비지정문화재 등도 수천점에 이른다. 특히 조선의 5대 유학자로 꼽히는 이언적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7년 동안 머문 독락당은 경주의 유명 관광코스로 꼽히고 있다.

이 마을은 따라서 경북도와 경주시가 인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을 묶어 신청한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대상에 포함됐으며, 향후 실사에 대비해 정부도 이 마을을 농어촌전통 테마마을로 지정했다.

회재의 후손인 마을 이장 이지대씨는 "한전이 사전 공청회 등 사업 설명회 한번 없이 산주들 동의만 받아 사업승인을 받았다"면서 "한전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을 위해 마을내 배전선 정비 등을 도와주어도 시원찮을 판에 흉물스런 송전탑을 세우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토지이용도와 문화재를 고려하고 개별법에 저촉되지 않은 곳을 찾다 보니 옥산1리 통과 안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유네스코 등재 추진은 진행형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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