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동국대 오영교 총장이 경주캠퍼스의 의학전문대학원을 경기도 고양시 일산으로 옮기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백상승 경주시장과 최학철 경주시의회 의장, 시민단체 대표 등 20여명과 만난 자리에서다. 백 시장 등은 동국대가 지난 15일 경기도 및 고양시와 체결한 '동국대 캠퍼스 설립 및 메디클러스터 조성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경주캠퍼스에서 인가받은 의학전문대학원의 이전을 포함한 것을 항의하기 위해 이날 상경했다. 백 시장은 시민들을 대표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오 총장은 "의학전문대학원의 일산 이전은 없다"고 밝히고 "다만 고양시에는 일산한방병원과 생명과학단지 내 한의학 관련 실습을 위한 강의실과 임상병리 실습실 등은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 총장은 그러나 "이런 내용을 문서화해 달라"는 시민단체 대표들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 총장의 발언에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문제는 "그럴 계획이 없다"는 동국대의 의지가 담긴 문서가 있으면 모두 해결된다. 하지만 오 총장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니 앞으로 언제 또 이전 문제가 불거질지 경주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전 안은 언제든지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다. 경주시민들의 항의가 있기 전만 해도 동국대는 '우수 학생 확보'와 인프라를 감안하면 수도권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경주시와 시의회, 시민단체들도 이번에 반쪽의 성공만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했다. 혹시라도 있을 동국대의 이중플레이를 감시하기 위해서란다. 동국대와 경주시민 모두 피곤한 일이다.
오 총장은 '경주 의학전문대학원 이전 계획이 없다'는 것을 문서로 남길 마음이 없다면 백 시장 등의 답방 차원에서라도 경주를 방문,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 주었으면 한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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