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기'란 국민적 열망과 기대감을 안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2008년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섰다.
지난 상반기 우리 경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크게 호전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고유가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등 대내외의 각종 악재에 시달려 아쉬움을 남겼다.
무역수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데도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소비와 투자 모두 위축되고 있으며 하반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이달 초 정부가 내놓은 '2008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따르면 당초 6%대를 기대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은 4%대 후반으로 낮아졌고, 소비자물가는 4.5%로 급등할 전망이다. 만약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 170달러에 이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3%대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6%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근 대구를 찾은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은 어느 세미나에서 강연을 통해 3고(고임금, 고지가, 고에너지비용)와 3저(저성장, 저소비, 저고용)현상, 사회 양극화, 경직된 노사 문화, 변화에 뒤떨어진 교육, 반기업 정서 및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등이 우리 경제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또 1998년부터 설치된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해 지난 2004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폐지 또는 완화된 규제는 468건인데 비해 신설 또는 강화된 규제는 1천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당시 낡은 규제의 상징인 '전봇대'를 단숨에 뽑아내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을 두고 '3F 위기의 시대'라고 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는 연료(Fuel) 식량(Food) 금융(Finance) 등 '3F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지구온난화 문제와 함께 핵심 의제로 채택됐다.
아쉽게도 각 나라별 이해가 엇갈려 위기극복을 위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이 3F 문제가 지구상 어느 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원자재 가격이 무려 100% 이상 급등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분명히 위기이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가파르게 치솟는 것은 제3의 오일쇼크로 불릴 만하다. 경기는 둔화되는 반면 물가는 치솟아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모든 경제 주체들이 가져야 한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당초 '성장'에서 '안정'으로 선회하고, 물가 및 민생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의 기조는 지속되어야 한다. 지금의 위기는 '분배의 위기'보다 '성장의 위기'로 봐야 하며, '성장속의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하반기 경제가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 등 생산주체들은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앞장서며 '대충주의'를 철저히 배격해 세계 일류가 되려는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 '촛불'에 더 이상 발목이 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
지금의 위기 상황은 정부나 기업, 가계 등 어느 경제 주체 하나의 힘만으로 극복될 수 없다.
어느 지역의 교육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른 생활의 심성을 심어주기 위한 캠페인으로 '3F 운동'을 펼친다고 한다. 여기서 '3F 운동'이란 '나부터'(From I) '지금부터'(From now) '작은 일부터'(From small)를 의미한다.
연료(Fuel)와 식량(Food) 금융(Finance) 등 지구공동체에 당면한 '3F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 '3F운동'을 경제 분야로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금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저마다 맡은 역할을 어느 때보다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재하 삼보모토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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