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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현진건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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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가 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괴롭고 불행했던 일들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래서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메모도 하고, 기록도 해둔다. 역사적인 인물은 동상도 세워놓고 유품을 전시해두고 그를 기린다.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대구에서 자랐으며, 대구 사람과 결혼하고, 평생 대구 말을 사용한 소설가요, 독립운동가요, 언론인인 향토출신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健)이다.

그는 무영탑을 비롯해서 장편 5편, 빈처, 운수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타 등 단편 30여편, 중편, 수필, 동화, 평론, 기행문 등 현대소설의 선구자요, 사실주의 소설의 개척자로서 당대 최고의 작가로 교과서에 나오는 그의 글로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소설에 나오는 대구 방언은 지금 중요한 학술 자료가 되어 있다.

현진건은 1900년 8월 9일 대구 계산동에서 대구우체국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현진건이 태어났을 당시에는 러·일전쟁으로 걷잡을 수 없는 국제 정세에 휘말려 국권을 잃어가고 있을 당시였고, 국내에는 개화와 수구의 양대 세력에 내홍을 앓고 있었다.

제종형 상건(相健)은 고종의 밀사로 이상철, 전명운과 함께 유럽 각지를 돌며 독립선언문을 전달하다 러·일전쟁으로 상해로 망명하였고, 큰형인 홍건(鴻健)은 러시아 통역관으로 있으며 독립운동을 도왔고, 둘째형 석건(奭健)은 변호사로 독립운동가의 변호를 맡았고,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받은 셋째형 정건(鼎健)은 독립운동을 하다 '한인청년회' 사건으로 옥사하였고, 그 충격으로 형수는 자결한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그가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손기정선수 일장기 말살 사건은 역사에 남을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흑지상지'는 동아일보 52회 연재 중 일제의 탄압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일제의 박해 속에 43세로 한 많은 세상을 마감하고 만다.

그런 그가 무덤하나 없고, 문학상 하나 없다. 거제도에는 유치환이 두 살 때 통영으로 이사 갔지만 문학관을 세워놓고 내고향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어제아래 작고하신 분도, 살아있는 분도 문학관이 있고, 문학상이 있는데 현진건만 빠져 있다. 그가 사망한 지 65년이 되도록 그를 기릴 수 있는 문학상 하나 없이 묻혀 있다는 것은 대구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이고 국가의 손실이다.

송일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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