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가시/강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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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비 그친 오후,

탱자나무 가시를 끌어안고 자는 잠자리

나뭇가지와 넓은 잎들 마다하고

하필,

저 아찔한 허공에 발을 걸고 있다니.

극에 달한 속울음이, 순간

몸 밖으로 터져 나올 때

나무는 가시다.

잠자리가 화들짝, 놀라

구름 사이로 솟구친다.

다시, 장밋비 쏟아진다.

흙 속으로

따갑게 내리꽂힌다.

누가 노래했던가. 물고기는 제 몸 속에 날카로운 가시를 숨기고 유영한다고. 한시도 쉬지 않고 저를 찌르는 가시를 무시하고 부드럽게 흘러다닌다고. 누군들 빼낼 수 없는 가시 하나쯤 가슴 한구석에 지니고 있지 않으랴.

넓은 잎과 편한 나뭇가지 마다하고 하필이면 저 아찔한 허공의 가시에 발을 걸고 있는 잠자리. 극에 달한 속울음이 터져나오기 직전의 바자운 마음이 위태로운 가시 끝에 몸을 걸치게 만들었으리라.

손등에 얹어놓은 시린 얼음조각에 위안을 얻는 사람들. 매순간 자기가 만든 가시에 자기가 찔리며 위로를 받는 사람들. 이 세상에는 가슴속에 가시를 심어놓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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