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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대학생들의 결과지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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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다른 나라 유아교육 정책에 관한 책 있어요?" 유아교육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나에게 물었다. 나는 일본과 유럽의 유아교육 정책에 관한 책을 골라 주었다. 책을 받아든 여학생은 테이블에 앉아 책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필요한 부분을 복사하기 위해 도서관내 복사실로 갔다.

이윽고 복사를 마친 여학생은 내가 찾아준 책을 도서정리함에 두고 다시 내게로 왔다. 그리고는 "혹시 논문도 찾아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나는 학위논문과 학술지논문 목록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주며 적합한 내용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다.

한참 동안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여학생은 필요한 부분을 출력하여 간단한 메모를 한 다음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도서관을 나섰다.

대학생이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고 사서가 그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대학도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이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이런 풍경이 잦아들고 있다.

요즘 상당수 대학생들은 흔히 '리포트'라고 말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주제와 비슷한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돈을 주고 구입하거나 아예 대행을 맡겨버린다.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 해도 몇 분의 시간과 몇 푼의 돈만 있으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제를 편법적으로 해결하려는 대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니 인터넷에서 과제물을 사고파는 이른바 지식거래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또 몇몇 대학은 과제물 표절을 가려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과제를 자필로 써서 제출하라는 교수들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과제를 하는데 아낀 시간을 어디에다 쓸까? 상당수는 칸막이 쳐진 열람실에서 취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하고, 또 다른 상당수는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소비한다.

나는 이런 현실이 미래사회를 책임져야 할 대학생들이 형식과 결과만 중요시한 채 과정 속에서 얻어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고 있는 듯해 참으로 안타깝다. 더불어 목적을 위해 편법과 눈속임을 해도 무감각해지는 딱딱한 양심이 될까봐 상당히 우려스럽다.

이런 안타까움과 우려가 커질수록 도서관 사서로서 교육현장에서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듯해 자괴감도 커진다. 또한 대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좀 더 쌓을 수 있도록 나 자신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 고민도 함께 깊어진다.

대구산업정보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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