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용지봉 뻐꾸기/이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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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봉 뻐꾸기는

밤이 되어도

잠을 자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별을 쳐다보며

뜬 눈으로

새벽을 저어

희디흰 숲을 연다

나무들의 숨결을 모아

산을 한 바퀴 휘돌며

안개 거두어

골마다 꽃 피게 한다

시퍼런 햇살이

산을 휘감을 때

사람들은 산정을 향하여

무심코 돌을 던진다

다람쥐는 부리나케

참나무 굴 속으로 들어가고

용지봉 뻐꾸기는

고압선 철탑 위에 앉아

엄마를 찾아 헤매는

얼룩 꼬맹이의 발자국 소리

산 굽어 듣는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멧비둘기가 과자 부스러기를 쪼고 있다. 가까운 산에서 내려온 모양이다. 대도시 주변의 산은 이미 산이 아니다. '나무들의 숨결'이 서린 '희디흰 숲'의 신성함을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 되었다. 사람의 왕래가 많은 길목의 소나무 줄기는 기름에 쩐 막대기가 되었고, 떡갈나무 아래 옹달샘에는 플라스틱 자루가 달린 빨간 바가지가 나란히 걸려 있다.

도시 주변의 자연은 문명화된 공간이다. 용지봉도 그런 곳이다. '무심코 던지는 돌'에 화들짝 놀라 새끼조차 버리고 달아나야 하는 곳. 늑대도 여우도 오소리도 다 사라진 공간에서 살아남은 다람쥐. 다람쥐조차 사라지고나면 그 적막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으랴. 용지봉 고압선 철탑 위에 앉아 굽어보는 뻐꾸기. 뻐꾸기는 답을 할 수 있으려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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