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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노인일자리 박람회 하루 1만명 이상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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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못한 노후' 생계형 장사진

28일 오후 3시쯤 대구 전시컨벤션센터 5층 '2008 대구 노인일자리 박람회'장에서 만난 김석기(61)씨는 어깨가 무척이나 좁아 보였다. 10년 전 IMF때 퇴직했을 때만 해도 김씨는 아직 젊다는 생각에 세상에 부딪칠 자신감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50대 초반 나이였지만 이력서를 넣을 때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퇴직금 4천만원으로 차린 음식점도 신통치 않았다. 뚜렷한 직업 없이 10년이 흐르는 새 세 자녀의 혼사까지 치르고 나니 남은 것이라곤 36.5㎡아파트가 전부다. 김씨는 "'인생은 60부터'란 말은 나처럼 노후준비 안된 사람한테는 사치"라며 "경비직이라도 얻어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구노동청 등이 공동주최하고 대구시니어클럽협회가 주관한 대구 노인일자리 박람회장에는 28일 하루 동안 1만여명의 노인들이 몰렸다. 민간기업 500개, 대구 8개 구군청의 공공형 일자리(공공근로 등) 1천500개 등 2천개의 일자리가 마련된 행사장은 젊은이들 못지 않게 실버들의 취업 열기로 뜨거웠다. 민간기업 자리만 놓고 보면 구직 경쟁률은 무려 20대 1이나 됐다.

용역·경비·제조업·주유원·간병 등 내부에 마련된 110개의 부스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노인들로 북적였다. 미처 이력서를 준비하지 못한 노인들은 주최측의 도움을 받아 이력서를 작성했다. 박정분(63) 할머니는 "취업하기 위해 며느리하고 지난주에 새옷까지 샀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또다시 폐지 줍는 일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비·제조업·주유원을 모집하는 부스들에는 한꺼번에 노인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바람에 하루종일 북새통이었다. 한 제조업체의 부스에는 수십여명의 노인들이 개장하자마자 길게 줄을 서는 등 노인들의 절박함이 잔뜩 묻어 났다.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노인들이 몰릴 줄 몰랐다"며 "일자리가 한정돼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시니어클럽협회 관계자는 "박람회가 대성황을 이루기는 했지만, 노인들의 열망을 다 채워주지 못해 그리 마음이 편치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노인들의 일자리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농협중앙회,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전국 만 35세 이상 80세 미만인 성인 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노후생활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5.9%에 그쳤다. 특히 은퇴 상태인 60세 이상 응답자 중에는 60세 이전에 노후 준비를 시작한 사람은 27.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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