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2009대구육상대회에 관심과 성원을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25일 개막하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내년부터는 등급이 격상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구국제대회는 '아시아그랑프리급'이었지만 '지역대회'로 분류돼 제 위상을 찾지 못하다 이번에 등급 상향으로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회 개막이 코앞에 닥쳤음에도 대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좀체 높아지지 않아 관계자들의 조바심이 여간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국민은 선진문화를 일궈내고 향유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멀리는 88올림픽 때부터 가깝게는 2002년 월드컵까지 엄청난 에너지와 질서의식, 친절함으로 지구촌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위대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그와 같은 잠재력을 일회성으로 폭발시킬 것이 아니라, 2009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대구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대구는 2010년부터 매년 대규모 국제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며, 그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대구를 찾게 될 것이고 그들로 하여금 대구에 대한 이미지를 오래도록 간직하면서 대구 홍보대사를 만들 수 있을지 여부 또한 시민들에게 달려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나 국제적인 행사에는 시민 모두가 대구발전을 위한 애향심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교직에 있는 친구에 의하면 금년에도 학생들을 관중으로 동원하는 문제로 교사들 간에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는데 적어도 국제행사에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해 국제적 감각을 갖추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긍정적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대회에 작은 도움을 주고, 경기장을 찾아 국제행사가 진행되는 과정과 경기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고, 외국인 선수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문화적 교감을 나누기도 하는 등 보다 즐겁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성공적인 행사 개최의 기쁨을 같이 나눈다면 그 또한 교육적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04년 대구하계U대회와 함께 2005년부터 매년 개최된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현장에서 근무했는데 매번 다양한 경험과 색다른 에피소드를 접할 수 있었다. 올림픽 때는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여자 테니스선수의 신변 경호를 맡아 스페인어 때문에 소통이 어려워 애로를 느끼면서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도 절감했다. 또 2002년 월드컵 때는 외국인이 목걸이를 훔친 사건이 있었는데 오히려 목걸이를 선물로 주고 출국시킨 사례도 있었고, 유럽 선수들 일부가 우리나라를 평가절하해 국가 위상 제고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등 국제행사 참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최근 수성경찰서에서는 수성구청과 합동으로 '법질서 확립을 위한 거리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구태의연한 캠페인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국제대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시민들에게 대회에 대한 관심과 질서지키기를 환기시키려는 시선으로 봐주기를 기대한다.

모든 행사가 그러하듯 온 힘을 다해 준비하고 땀을 흘렸는데 썰렁한 관중석과 무관심한 분위기와 달라진 것 없는 거리질서는 정말로 힘 빠지게 하는 요인들이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달려왔고, 경찰'소방 등 많은 기관들도 대회 안전과 질서유지 등 만족스러운 대회 준비를 위해 애쓰고 있다. 월드컵 때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대구를 찾는 선수단과 2011년을 준비하는 준비요원들을 위해서라도, 아니 대구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위한 에너지를 점화시키는 차원에서 대구시민 모두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과 수준 높은 질서의식이 다시 한 번 활짝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그들에게 미치지 못하더라도 경기를 즐기고 격려하면서 우리들의 잔치로 승화시켜 나가는 대구시민들을 그들이 본다면 2011년뿐만 아니라 영원히 대구의 친구들로 남게 되지 않을까?

김영재 대구 수성경찰서 외사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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