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부잣집으로 시집온 설아. 그 땅은 끝 간 데가 없고, 곳간에는 쌀섬이 그득하며 집은 99칸이나 된다는 부잣집. 그러나 시집 온 첫날 시어머니는 거친 무명옷을 내놓고, 검소할 것을 강조한다. '만석 이상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마라' '최씨 가문 며느리는 시집온 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설아는 시댁의 모습에서 참된 부자의 모습을 깨닫고, 후에 그 역시 며느리에게 이렇게 전한다. "재물은 분뇨와 같아서 한 곳에 모아두면 악취가 나 견딜 수 없지만, 사방에 골고루 흩뿌리면 좋은 거름이 되느니라."
그렇고 그런 여행 서적에 싫증이 났다면 이런 책을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야기 여행'이라는 출판 개념에 충실하게 여행 안내서를 겸한 인문지리서에 가깝다. 작가는 안동을 소개하면서 간고등어와 헛제사밥을 얘기하고, 죽어서도 의상대사를 지키고자 했던 한 아씨를 통해 영주 부석사를 얘기한다. 영양 주실마을에서는 두 형제 시인을 만나고 봉화 닭실마을에서는 명당보다 인간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배운다. 국내 유일 여행작가 모임인 (사)한국여행작가협회가 지은 만큼 해당 지역의 여행 정보도 충실하다. 255쪽, 1만2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제대로 된 공항 만들어야…군위 우보에 TK신공항 건설 방안도 검토"
대구시 '재가노인돌봄통합' 반발 확산…전국 노인단체 공동성명·릴레이 1인 시위
최재영 "벌 받겠다…내가 기소되면 尹·김건희 기소 영향 미칠 것"
홍준표 "TK신공항 SPC 설립 이외에 대구시 단독 추진도 검토 중"
정부, 지방의료 6천억 투입…지방도 서울 수준으로 의료서비스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