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의 미래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비전과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공약보다 기존의 공약을 재탕, 삼탕하는 공약이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매일신문 6·2지방선거 보도 자문단이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한 결과다.
김범일 후보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적 조성 등 10가지 대표 공약을 제시했고, 김관용 후보는 일자리 20만개 창출 등을 9개의 대표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후보들도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잇따라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자문위원들은 후보들이 시·도정의 비전과 전략을 공약으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범일 후보는 지역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공약은 비교적 구체적이지만 행정서비스 관련된 공약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인 동남권 국제신공항 건설과 K2 이전 공약에 대한 실행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재선을 노리는 후보로 새로운 공약이 없고 기존에 대구시가 추진하던 국책 사업을 열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관용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평가였다. 대부분의 공약이 구체성을 결여했고,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개발과 건설 등 경쟁과 성장 일변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4년 전 공약의 실행 여부에 대한 설명 없이 공약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창용 매일신문 6·2지방선거 보도자문단 자문위원은 "전반적으로 후보들의 공약이 부실하다. 시·도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부재하고 단순한 공약의 나열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철 자문위원은 "공약이 매우 형식적"이라며 "당선 유력 후보는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에 형식적이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공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4년 전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공약 개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이번 선거는 경선 없이 곧바로 본선에 들어가면서 당선이 유력한 탓에 공약이 부실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인사는 "역대 공약을 통해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없었던 탓에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도 공약에 대해 크게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비한나라당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역 실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실현가능성을 도외시한 채 장밋빛 공약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시·도민들이 가장 원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에 대한 고민이 약하고 문화·복지 등 등 특정 분야 공약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예산 확보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규원 자문위원은 "비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이 참신성을 갖추고는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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