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영, 톰 시버, 샌디 쿠펙스, 놀란 라이언,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커트 실링, 그레그 매덕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투수가 있지만 역대 최고의 전설적인 투수는 월터 존슨이다.
1907년부터 1927년까지 그는 21년간 워싱턴 세너터스(미네소타 트윈스의 전신)에서 통산 417승을 기록했다. 그가 장식한 110차례 완봉승 기록은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다.
그는 몸을 한번 뒤로 틀었다가 옆으로 던지는 스리쿼터였지만 엄청난 구속을 뿜어냈다. 별명이 빅 트레인(Big Train)으로 '큰 기차가 지나갈 때 들리는 굉음'이 난다고 해서 지어질 정도로 특급 강속구를 던졌고, 12차례 탈삼진 왕에 올라 '삼진의 제왕'(Sultan of Strikeouts)으로도 불렸다.
베이브 루스의 별명인 '타격의 제왕'(Sultan Of Swat)'에 견주어 비유됐던 별명이었다.
그와 상대한 당대의 최고타자인 타이 콥마저도 '그는 유일하게 내가 볼 수 없는 공을 던졌던 투수다. 총에서 총알이 나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고 회고했다.
게다가 컨트롤도 완벽했다. 존슨은 혹 자신의 투구에 타자가 맞아 죽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해 타자의 몸쪽을 피해 한가운데만 고집했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빈볼은 이 세상에서 가장 비열한 짓이다. 빈볼투수는 잠재적인 살인자이며 내가 타자라면 배트를 들고 경기장 밖에서 기다릴 것이다'라며 빈볼을 증오했다.
그럼에도 그는 역대 몸에 맞는 볼을 가장 많이 기록했는데 이는 타자가 미처 피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빠른 볼을 던졌기 때문이었다.
1925년 만년 하위권이었던 세너터스가 월드시리즈에 올라 7차전을 벌이고 있었다. 존슨은 38세의 나이로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유격수가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러 2사 만루가 되었고, 그 바람에 다음 타자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아 결국은 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 이닝이 끝나고 공수교대를 할 때 그는 마운드에서 그대로 서서 유격수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팔로 감싸고 다독이며 위로했다.
존슨은 '위대한 인간에 위대한 투수'였다.
야구역사가 백 년이 흘러 우리나라에서도 프로야구의 명승부를 다룬 영화가 처음으로 제작됐다. 당대 최고투수였던 최동원과 선동열의 승부를 다룬 '퍼펙트'란 영화다.
야구에서 최고의 투수란 빼어난 구위와 컨트롤 그리고 섬세한 투구요령과 두둑한 배짱을 갖춘 투수를 의미한다.
얼마나 강하게 던질 수 있는가? 그리고 커브의 각도는 얼마나 예리한가가 구위의 척도이다.
탁월하고 섬세한 신체의 조화에서 빚어지는 구위는 선천적인 재능이 따라야 한다. 컨트롤은 구위를 유지한 채로 던지고자 하는 곳에 정확하게 찔러 넣는 능력을 말한다.
투구요령은 경험과 관찰, 응용력에서 얻은 지식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며 배짱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투구요령을 발휘해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과연 누가 최고의 투수일까? 영화를 본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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