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30년 만의 광견병…지역서도 유의를

이달 13일 경기도 화성시 한 농가에서 사육하는 개에서 광견병(狂犬病)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14일 발생지 일대에 '광견병 발생주의보'가 내려졌다. 후속 조치로 그 지역 일대에서 사육되고 있는 개, 소 등 온혈동물에 대해 긴급 방역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발생 원인은 야생 너구리와 개의 접촉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광견병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감염자가 물을 무서워한다고 해서 공수병이라고도 불린다. 감염이 되는 대부분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동물에게 물려서 감염되는 경우다. 발병하게 되면 사람과 동물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유사하다. 가장 큰 문제로 뇌척수염과 같은 신경계 증상이 일어나고, 턱관절과 인후두의 마비가 일어나서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고, 침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 외에도 발열, 구토, 경련, 두통, 식욕 저하 등 많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국내에서는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많은 야생동물로 인해 광견병의 발생 보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30여 년간 발생보고가 없다가 이번에 발생한 것이다. 국가 방역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봄, 가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광견병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는데, 대구지역에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광견병 예방접종 사업이 시행된 상태이다. 때마침 예방접종 사업이 완료된 상황에서 광견병이 발생해서 다행스럽지만 지속적으로 주의해야 되는 상황이다. 대구 도심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야생너구리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광견병에 걸린 개는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함을 보이고, 공격성을 나타낸다. 점점 공격성이 강해져서 주위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무조건적으로 물려고 한다. 현재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치료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진단되면, 사람에게로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안락사를 추천한다. 그만큼 광견병은 위험한 전염병이기 때문에,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이라면 예방의 중요성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광견병이 의심되는 개에게 사람이 물렸다면, 즉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개를 격리시켜서 증상 발현을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물린 사람에게 면역 글로불린과 예방백신을 투여해서 광견병의 발현을 막아야 한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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