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함께 열어가는 한'중 인문교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말 4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하였다. 박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 최대 성과는 중국으로부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환영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원칙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을 도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방중에서 외교'안보 분야와 함께 특별히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인문'문화 교류 분야였다.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양국 간 다양한 형태의 교류, 특히 인문 유대 강화"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를 위한 3가지 중점 추진 방안 중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또한 박 대통령이 베이징 이외 방문 도시로 상하이나 칭다오가 아닌 시안을 선택한 것은 중국 서부 대개발의 중심 지역인 산시성(陝西省)의 성도라는 점에서 경제적인 측면의 함의도 크지만, 시안이 실크로드의 중심도시였으며 중국이 자랑하는 역사'문화도시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 양국 간 문화 교류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에서 인문학 소양을 갖춘 인재를 찾으면서 취업 준비생 사이에 인문학 열풍이 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 분야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접목시켜야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경제는 이제 남의 상상력을 빌려오던 시기를 지나 우리 스스로 상상력을 펼치는 과정을 통해서 창의적인 결론을 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방향은 박근혜정부의 국정 기조인 문화 융성과 창조경제 달성을 위해 가야 할 길이기도 한 만큼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인문'문화 분야 교류가 강조되어 언급된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중국과의 인문'문화 분야 교류는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이미 시작되었다. 시진핑 주석이 2009년 12월 당시 부주석으로 경상북도를 방문했을 때 김관용 지사가 안동을 포함한 경상북도의 유교문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학을 중심으로 한 한'중 인문'문화협력을 제의하였으며 공산당 서기장과 주석 취임 시에도 서한을 보내 축하와 함께 인문'문화 분야 교류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거듭 요청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경상북도는 시안에서 산시성 정부와 자매결연을 체결하면서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상호 교류를 강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경상북도는 인문학과 문화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문화, 안동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 고령을 중심으로 한 가야문화 등 3대 문화권 사업을 실시하여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개발하고 있다. 전국 종가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경상북도가 종가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종가포럼을 개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이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해 왔고 금년에는 동서 문화의 교차로이며 실크로드의 종착역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8월 31일부터 9월 22일까지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이 열릴 예정이다.

한'중 양국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앞으로 실시할 한'중 인문'문화 교류 사업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앙정부와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지방정부가 협업을 통해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경상북도는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인문'문화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한'중 인문'문화 교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홍종경/경상북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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