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에는 서양의사가 의생(한의사)보다 훨씬 적었다. 조선총독부가 보건의료를 총괄해 편찬한 '조선위생사정요람'(1922)에 따르면, 1920년 의사, 공의, 한지개업의, 의생 등 의료인은 6천648명이었다. 이들 중에 의생은 80%가 넘는 5천389명, 의사는 1천209명으로 의생이 의사의 약 4.5배에 달했다.
공의(公醫)는 부족한 의료기관을 보충하기 위해 일본인 개업의사가 없는 지방에 배치돼 국가로부터 수당을 받으며 공적인 일을 맡은 의사이며, 한지의(限地醫)는 정식 의사는 아니고 도 위생과 시험을 통과해 특정 지역에서만 개업하는 의료인이었다.
한편 의생이 의사보다 훨씬 많다보니 일반인들은 서양의학보다 한의학에 접근하기가 쉬웠고, 그만큼 더 의존했다. 의생 한 명당 조선인은 3천583명이었고, 의사 한 명당 조선인은 약 1만6천100명이었다. 그나마 일반인들이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던 조선인 의사는 전체 의사의 30% 남짓한 414명뿐이었다. 조선인 의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경북의 전체 의료인은 628명이었다. 이들 중 의생은 528명, 의사는 81명이었다. 그나마 일본인이 66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조선인 의사는 13명뿐이었다. 경북지역에서 조선인 의사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던 셈이다.
일제의 지속적인 한의학 말살정책으로 의생은 줄고, 의사와 전체 인구는 증가했다. 1940년 의생은 3천604명, 의사는 3천197명으로 서로 비슷해졌다. 조선인 의사는 1천918명으로 여전히 의생에 비해 접근성은 훨씬 떨어졌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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