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세기 다시 잇는 문화 실크로드…중동·EU·아프리카까지 달린다

의미와 기대효과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경제적 파급효과 (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경제적 파급효과 (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고대 실크로드의 동'서 종착점이 21세기에 다시 만나 문화실크로드를 잇는다는 의미가 있다. 신국의 땅 신라공연 중 선덕여왕의 등장 모습.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은 문화를 주제로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하는 유일한 해외 엑스포다. 특히 이번 세계문화엑스포는 이스탄불이라는 개최 장소만으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고대 실크로드의 동쪽 끝인 경주와 서쪽 종착지인 이스탄불이 교감하며 '21세기 문화 실크로드'를 잇는다는 상징성이 깔려 있다. 또한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이자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인 이스탄불과 문화 교류를 통해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다시 잇는 21세기 문화 실크로드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신라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98년 첫 개최 이후 세계 298개국에서 문화예술인 5만6천여 명이 참가했으며 누적 관람객이 1천만 명에 달한다. 외국인 관람객도 108만 명에 이른다. 지난 2006년에는 캄보디아와 공동으로 앙코르와트에서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열어 동남아시아에 한국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2003년 제작한 3D 입체영화 '천마의 꿈'은 캐나다로, 2011년 만든 넌버벌 퍼포먼스 '플라잉'(FLYing)은 싱가포르에 두 차례 수출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스탄불 시가지에서 23일 동안 펼쳐지는 이번 엑스포는 실크로드의 동'서 종착지가 문화를 매개로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터키의 6'25전쟁 파병 이후 양 국가가 만나는 가장 큰 규모의 문화행사라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경북도는 문화콘텐츠 교류를 통해 양국 간의 우호를 증진하고 장차 경제적 교류로 확대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한 과거 실크로드로 이어졌던 경험을 되살려 실크로드 중간 기착지인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 국가들 간의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실크로드의 동쪽 종착지를 경주로 재정립하기 위한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달 17일 중국 시안에서 출발한 코리아 실크로드 2차 탐험대는 현재 중국 신장 웨이우얼자치구의 카슈가르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거쳐 다음 달 31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 도달한다. 특히 단순한 탐험에 그치지 않고 실크로드 국제학술회의와 토론회, 경제통상협의, 중앙아시아 고려인 어울림 행사 등 다양한 활동도 진행 중이다. 특히 신라와 페르시아 간 역사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페르시아 실크로드 유적의 중심지인 이스파한시와 우호 선언도 추진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도는 유교와 신라, 가야 문화의 본고장으로 문화 르네상스를 열어갈 여건이 충분하다"며 "문화의 힘이 국력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경북도와 경주를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파급 효과 상당할 듯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문화적'경제적으로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엑스포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5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직'간접적 생산유발효과가 3천45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천540억원 등에 달한다는 것. 6천455명 규모의 고용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보수적으로 예상하더라도 경제적 파급 효과가 4천64억원이나 되고,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할 경우 5천9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사업비 1억원당 생산유발 효과는 25억4천만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1억3천만원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자체가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국제무대에 진출하는 흔치않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도는 세계적인 규모의 문화엑스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한국의 대표 문화 중심지로 각인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엑스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와 우호적인 분위기는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문화외교를 통한 경제적'산업적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인구 7천400만 명으로 시장잠재력이 풍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특히 지난 5월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수출과 투자 부문에서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세계문화엑스포는 터키에 진출한 60여 개 한국 기업들의 기업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터키 현지의 기대감도 높아

문화 교류와 경제산업 발전에 대한 터키 현지의 기대감도 높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최근 터키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84.4%가 엑스포 개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 국가 간의 문화교류 기반 마련'을 기대하는 응답자가 76.6%로 가장 높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각각 66.1%와 44.5% 등으로 뒤를 이었다.

터키 전문가들은 이번 세계문화엑스포의 문화적 효과로 한국문화관광에 대한 관심도 상승과 양국 문화교류 활성화,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관계 형성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경제적 효과로는 터키의 관광객 유입과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관람료 수익과 기업 경제 교류 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행사를 반드시 성공시켜 양국과 양 시'도 간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적'경제적 교류를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세계문화엑스포로 터키 국민들의 한국 인지도가 개최 직후 21.5%가 증가하고, 한국을 찾는 터키 관광객들의 수도 향후 10년간 2만2천 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터키 수출액이 10년 뒤에는 400억원으로 늘어나고 관광객 증가로 같은 기간 관광수입도 550억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차로인 이스탄불과 문화엑스포를 통해 우리 문화와 산업의 유럽 진출은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