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 수용 한계는 70억, 30년 후면 인구 폭발…그 안에 '수'를 내야 한다

훼손된 세상/롭 헹거벨트 지음/서종기 옮김/생각과 사람들 펴냄

국내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지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적극적인 인구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됐다. 지금 인구를 조절하지 않으면, 소비문화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하지 않으면 세계는 대재앙에 휩싸일 것이라는 예견서다.

모든 시스템은 폐기물을 생산한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박테리아든, 연소기관이든 도시든 작동하는 모든 것은 폐기물을 남긴다. 이 폐기물들은 흡수, 분해, 재순환 과정을 거치면서 재생산에 사용된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폐기물이 쌓이고, 점점 더 흡수하기 어려운 폐기물이 남으면서 지구는 폐기물 더미로 변해가고 있다. 인류의 긴 소비 역사가 지구를 거대한 쓰레기 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자원이 소비되기만 했다면 지구 생명의 역사는 진작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생물이 배출한 폐기물은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고, 그것은 또다시 폐기물이 되어 또 다른 생물을 먹여 살렸다. 자원이 폐기물이 되고, 폐기물이 자원이 되는 과정을 통해서 지구는 40억 년이 넘는 생명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태양계의 환경조건이 나빠지지 않는 이상, 다시 말해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식물이 지구의 영양소 순환을 책임지는 한 지구 생명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면서, 더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내면서, 가장 지배적인 종이 되어 개체수를 급속하게 늘리면서 재사용 순환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세계 인구는 약 25억 명, 30여 년이 지난 현재 지구 인구는 70억 명에 이르렀고, 인구증가는 계속되고 있다. 이제 자연적인 순환 프로세스만으로 급속하게 불어나는 인구에게 충분한 영양자원을 공급할 수 없고, 우리가 배출하는 폐기물을 적절한 시간 안에 영양분으로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금세기 학자들은 지구가 부양 가능한 최대치 인구를 90억 명에서 100억 명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인구가 100억 명에서 멈출 것이라는 근거는 약하다. 게다가 자원 사용량은 인구증가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는 부모님 세대가 썼던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으며, 더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낸다. 인구증가 문제뿐만 아니라 소비문화 자체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 대부분은 천연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 사용하는 물건은 대부분 재가공한 것들이다. 폐기물 양만 늘어난 게 아니라 폐기물의 특성이 변한 탓에, 폐기물이 재순환 시스템에 복귀하는 시간이 그만큼 더 걸리는 것이다. 게다가 그중 일부 폐기물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완전한 폐기물이 되어버렸다.

책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인구는 얼마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며, 동시에 인류의 생활수준을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할지 확정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스스로 인구성장을 감소시키지 못하거나, 소비수준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한다면 대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선 삶의 질이 하락할 것이고, 다음으로 평균수명이 줄어들 것이고, 결국에는 기근과 가뭄, 남의 자원을 빼앗기 위한 전쟁, 대량학살 등 온갖 역경과 재난을 통해 인구가 조절되는 고통에 직면할 것이라는 말이다.

인위적으로 인구를 줄이거나 소비패턴을 조절하는 일은 어렵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지역마다 환경이 다르다. 그러나 책은 그 모든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인구와 자원수요를 줄이지 않으면 우리는 가혹하고 과격한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에너지와 물질 및 공간자원의 활용, 낭비, 재순환과 관련한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또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375쪽, 1만8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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